삼성전자, ‘인공지능 TV 시대’ 활짝 연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19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타이틀을 지키기 위한 2024년 TV 신제품 라인업(제품군)을 마침내 공개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하는 프리미엄 TV와 초대형화 전략으로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특히 전사 차원의 전략 ‘AI(인공지능) 포 올(AI for All’, 모두를 위한 AI를 실현하기 위해 온디바이스 기반으로 소비자의 시청 경험을 향상하고 강력한 보안성, 차별화된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온 디바이스 AI는 통신이 불안정하거나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응용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AI TV 시대’ 개막을 본격 선언한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 디스커버(Unbox & Discover) 2024’를 열어 올해 TV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삼성전자 TV 주요 라인업은 ‘2024년형 Neo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8K’와 ‘삼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이다.
‘AI TV 시대를 연다’는 삼성전자 포부에 걸맞게 이날 주인공은 단연 역대급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Neo QLED 8K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3세대 AI 8K 프로세서’ 탑재로 성능이 대폭 개선된 Neo QLED 8K와 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 TV의 압도적인 성과, 초대형 TV 화질 구현을 위한 차별화된 기술 등을 집중 조명했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이 큰 화두로 등장했지만 AI는 삼성에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18년간 세계 TV 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초정밀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멀리 보고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R&D(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역대급 프로세서 ‘3세대 AI 8K’… 지난해와 비교해 뉴럴 네트워크 8배· NPU 속도 2배 증가
삼성전자는 그동안 AI 부문에서 타 업체와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뉴럴 네트워크 프로세서(NPU·Neural Network Processor)의 스크린 전용 체계 설계와 R&D를 진행해 왔다. NPU는 인간의 신경 세포 '뉴런(neuron)' 작동 방식을 모방한 모델이다.
이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게임 등 수없이 쏟아지는 콘텐츠를 TV 고해상도를 통해 즐기고 싶다는 소비자 바람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TV 해상도에 어울리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화질 처리에 대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신 딥러닝(Deep learning: 심화학습) 기반 처리를 고도화했다. 그 결과 역대 프로세서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Neo QLED 8K에 탑재했다.
3세대 AI 8K 프로세서는 512개 뉴럴 네트워크를 갖춰 혁신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해 8배 많은 뉴럴 네트워크를 토대로 NPU(신경망 처리 장치) 속도가 2배 빨라졌다.
뉴럴 네트워크가 중요한 이유는 같은 해상도이지만 온라인 스트리밍, OTT, 라이브 중계 등 콘텐츠 종류에 따라 화질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요리로 비교하면 콘텐츠는 '식재료', 뉴런 네트워크는 식재료를 가지고 전 세계 각지 요리를 할 수 있는 '최고 셰프 512명'이다.
백광선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프로는 “최고 셰프는 어떠한 식재료를 가지고도 신선한 조리는 물론 입맛까지 고려한 훌륭한 요리를 완성해 낸다”며 “뉴럴 네트워크는 저화질 영상마저 더욱 선명하고 부드럽게 다듬고 디테일을 생성해 최상의 요리, 측 화질 극대화를 일궈낸다”고 설명했다.
또한 3세대 AI 8K 프로세서의 ‘AI 모션 강화 프로’는 스포츠 콘텐츠에서도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어떤 스포츠 종목인지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이미 학습된 종목별 공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경기장 안에 공의 궤적에 맞춰 비어 있는 공간에 그림을 채워주듯 추가 프레임을 바로 삽입한다. 이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공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8K AI 업스케일링 프로’ 기능도 향상됐다. 이는 저해상도 영상을 8K 급으로 업스케일링(향상)해 더욱 선명한 화질을 뽐낸다.
백광선 프로는 “소비자 202명을 대상으로 AI 업스케일링으로 개선된 화질 선명도 체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은 Neo QLED 8K로 HD(고화질), FHD(풀HD), UHD(초고화질) 등으로 콘텐츠를 보면 해상도가 네오 QLED 4K보다 1.8배 가량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3세대 AI 8K 프로세서는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선사한다.
‘액티브 보이스 프로’ 기능을 통해 각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하고 목소리를 분리한 후 증폭시켜 대화 내용이 배경음에 묻히는 것을 막고 청소기 등 외부 소음도 감지해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또한 화면 내 움직임을 고려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무빙 사운드 프로’를 통해 더욱 현장감 있고 몰입감 높은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AI TV는 에너지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 TV의 AI절약 모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 세이빙 기술’로 호평을 받아왔다. TV가 에너지 소비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시청할 때 조도 센서를 활용해 주변 환경에 따라 화질을 최적화해 TV 밝기를 제어한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에너지를 더 적게 사용하는 지능형 전기 절감 기술을 탑재했다.
백 프로는 “지능형 전기 절감 기능은 새로운 뉴럴 프로세서를 통해 AI 기반으로 더 세밀하게 분석된 영상정보를 활용하는 에너지 절감 기술”이라며 “영상의 신호 처리 및 광원 구동 기술 개선을 통해 밝기 및 색상, 화질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초대형 TV 라인업 확대로 소비자 선택 폭 넓혀…화질도 대폭 강화
최근 초대형 TV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TV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크기'다. 이는 TV 화면이 크면 시청할 때 만족도와 몰입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 수요는 TV 판매량에도 영향을 준다.
2023년 삼성TV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85형이 36%로 75형을 제치고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하반기 98형 판매량은 2022년과 비교해 5배 급증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더욱 가속화해 85형 이상 판매 비중이 48%로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TV 소비 변화에 그동안 민첩하게 대응해 왔다.
2021년 98형 Neo QLED 4K와 2023년 98형 QLED 4K·Neo QLED 8K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98형 크리스탈 UHD를 선보이는 등 풀라인업을 완성해 소비자 선택 폭을 더욱 넓혔다.
이처럼 탄탄한 초대형 라인업을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삼성 TV만의 독보적인 화질 기술 때문이라고 삼성전자는 말한다.
김정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한국총괄 프로는 “화면 사이즈가 커질수록 픽셀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화질 저하를 막으려면 초대형 화면에 적합한 화질 솔루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프로는 “삼성전자는 대형 TV 업계 선두주자로 똑똑한 A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초대형 삼성 TV만의 화질 알고리즘을 개발해 화면 사이즈에 맞춰 고정하는 AI 알고리즘 연산을 적용한 초대형 화질 강화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내 TV 시장에서 80형 이상 부문에서68.8%, 90형 이상 영역에서 99.3%를 점유하고 있다.
김 프로는 “삼성전자는 2024년에도 다양한 라인업과 차별화된 화질 기술을 토대로 초대형 TV 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해 TV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황을 겪었다.
삼성전자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Neo QLED 8K 등 프리미엄 TV와 초대형화 전략으로 소비자 주머니를 공략할 방침이다.
용석우 사업부장은 “지난해 TV 출하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은 맞지만 프리미엄 시장 특히 75인치 이상 QLED와 OLED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지금처럼 프리미엄과 초대형 TV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 부장은 최근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AI·초대형 TV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용석우 부장은 “TV나 모바일에서 구동하는 중국어 전용 AI는 꽤 높은 수준으로 안심할 수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계속 연구해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