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삼성전자, 중국 TV업체 맹추격에도 휘파람 부는 이유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2.22 05:00 ㅣ 수정 : 2024.02.22 05:00

삼성전자 18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LG전자 OLED TV 11년째 세계 1위
삼성전자, Neo QLED·초대형· 라이프스타일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 주력
LG전자, OLED 名家 위상에 걸맞게 세계시장 점유율 53% 차지해 눈길
TCL·하이센스 등 중국기업 합산 세계 TV시장 점유율, LG전자 앞질러
삼성·LG전자, TV OS 부문 개방형 플랫폼으로 바꿔 중국 추격 따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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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거머줬다.  [사진 = 삼성전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치열한 글로벌 가전 삼파전에서 누가 최후에 웃을까'

 

전 세계 TV 시장은 한국 기업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1위,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1위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삼성전자는 세계  TV시장에서 18년 연속, LG전자는 OLED 부문에서 11년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이 30.1%를 차지했다.  이는 29.7%를 기록한 2022년 대비 소폭 오른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실적 배경에는 Neo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초대형· 라이프스타일 등 프리미엄 TV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물론 Neo QLED가 지난해 잠시 주춤하기는 했다.  

 

Neo QLED를 포함한 삼성 QLED가 2023년 831만대 판매됐는데 이는 965만대가 팔린 2022년보다 130만대가량 줄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500달러(약 334만원) 이상 TV 시장과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가속페달을 밟았다.

 

삼성전자는 2500달러 TV시장과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 점유율이 2022년 각각 46.2%와 36.1%에서 2023년 각각 60.5%와 33.9%로 일제히 올랐다.

 

삼성이 뒤늦게 뛰어든 올레드 TV 시장에서도 22.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OLED 명가(名家)’의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해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약 300만대이며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절반이 넘는 약 5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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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올레드 에보(G4) [사진 = LG전자]

 

LG전자도 초대형, 프리미엄 TV 부문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 내 75형 이상 초대형 TV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기준 20%를 돌파했다. 

 

특히 LG전자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올레드 TV 시장에서 75형 이상 초대형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를 넘었고 출하량 비중 역시 13.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75형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60%에 육박하는 압도적 점유율을 거머줘 눈길을 끌었다.

 

다만 지난해 전체 TV 시장 내 점유율은 16.3%로 삼성전자(30.1%)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TV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해 저가 공세로 추격하는 중국을 따돌리는 데 성공한 점은 괄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 판도를 해오고 있는 중국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글로벌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0.1%)이며 △LG전자 16.3% △TCL 10.7% △하이센스 9.5% △소니 6.3% 순이다.

 

점유율 3위와 4위를 차지한 TCL, 하이센스는 중국 기업으로 양사 합산 점유율이 20.2%로 2위 LG전자를 넘어섰다.

 

출하량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18.6%로 1위를 차지했으며 △LG전자 11.2% △TCL 12.5% △하이센스 11.4%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매출이 아닌 출하량 기준으로 살펴본 글로벌 TV점유율은 1위부터 4위까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출하량은 생산자가 생산품을 시장에 내놓은 양(量)이다. 일반적으로 출하량이 많은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것을, 출하량이 적다는 것은 수요가 적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국 기업의 저가형 TV는 결코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중국기업과 가장 많은 비교가 되고 있는 LG전자는 한국 기업과 중국 업체간 격차가 여전히 크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1월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전자제품 박람회 'CES'에 참석한 백선필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출하량은) 30인치를 팔아도 1대이고 60인치 올레드를 팔아도 1대로 잡힌다”고 밝혔다.

 

백 상무는 또 출하·판매량이 아닌 매출을 비교하면 차이가 나며 특히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한국TV와 중국TV간 격차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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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TV에서 구현 중인 ‘webOS’ [사진 = LG전자]

 

설령 한국과 중국 TV업체가 TV 기기 간 격차가 줄어 들더라도 프리미엄급 등 TV 플랫폼 시장에서 간극이 많이 벌어져 국내 업체들의 일부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TV 하드웨어 시장이 구조적 정체기에 진입해 플랫폼을 통한 수익 창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운영체계(OS)를 각각 티젠(Tizen)과 웹OS(WebOS) 등 개방형 플랫폼으로 바꿔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4년에 개인 취향 맞춤형 콘텐츠와 게이밍 경험을 강화하고 채널형 무료 비디오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 등 고유 서비스를 펼쳐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 사업 매출과 손익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업구조를 지속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2024년 가전시장은 TV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 운영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업 확대를 병행해 매출 성장세 지속과 견조한 수익성 확보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TV 사업에서 플랫폼 영역이 중요해져 중국이 한국TV 경쟁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TV OS 시장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TV, 삼성 타이젠 OS, LG webOS 순”이라며 “3사 모두 독자 플랫폼을 운영하며 안드로이드나 웹OS는 타사 TV에도 활용되는데 그 가운데 중국 기업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국은 독자적인 TV 플랫폼 개발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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