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지킨 하이브, 나홀로 성장 굳히나...SM·JYP·YG 성장 온도차
하이브 BTS 전원 재계약 성공, 완전체 컴백 기대감 높아
中 음반 공구에 엇갈린 실적 전망… 하이브는 ‘북미 공략’
JYP 이어 YG 자사주 매입…증권가, 하이브를 최선호주로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인 하이브가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하이브는 엔터 4사(SM·JYP·YG·하이브) 중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거란 분석에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줄 중국 앨범 공동구매(공구)가 줄면서 국내 엔터사들이 바짝 긴장 중인 가운데, 하이브는 중국 공구 재계약 리스크에서 유일하게 벗어났다는 평가다.
특히 ‘K-팝’ 인기에 힘입은 국내 대형 엔터 4강구도 체제에서 점점 갭을 벌이며 하이브는 외연 확장뿐 아니라 주가 측면까지 아우르는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의 군 복무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초로 도입한 멀티 레이블 시스템과 다양한 콘텐츠, 팬 플랫폼 서비스 등이 성공하면서 지난해 연매출 2조원 달성이 예상된다.
증권가는 하이브가 엔터업종의 성장 둔화 속에 나홀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엔터업종 내 최선호 종목으로 하이브를 꼽고 있다.
■ 하이브 BTS 전원 재계약 성공, 완전체 컴백 기대감↑
29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하이브가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됐던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7인의 전원 재계약 ‘빅이슈’를 발표했다. 증권가도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BTS 멤버는 2025년 6월 전역할 예정으로 연말부터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어서 역대급 보복 소비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 또한 지배적이다.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세븐틴·르세라핌·뉴진스·엔하이픈)은 일찌감치 1분기 콘서트 스케줄을 빼곡히 채워 공연 매출이 기대된다. 여기에 2024년 3개 이상의 신인 그룹(투어스·아일릿·캣츠아이) 데뷔가 예정돼 있어 아티스트 라인업은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YG는 지난해 대표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의 그룹 계약은 성공했지만 멤버별 개별 계약이 불발돼 제니·로제·지수·리사 네 멤버가 모두 소속사를 떠나면서 성장 동력이 반감됐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성장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수의 증권사는 지난해 하이브의 매출을 2조원이 훌쩍 넘겨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임수진 연구원은 “하이브는 매출 2조4657억원과 영업이익 324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며 “특히 멀티 레이블(음반 기획사) 체제가 뿌리를 내려 특정 아티스트에 의존하지 않는 수익 구조를 구축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中 음반 공구에 엇갈린 실적 전망…하이브는 ‘북미 공략’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터사들은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둔화) 우려가 돌았다. 각 엔터사 자체 이슈와 맞물린 상황에서, 중국 공구 감소로 앨범 판매까지 부진하면서 국내 주요 엔터사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엔터사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앨범 공구가 줄어들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부각된 이유다. 불안정한 중국 수출 상황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전체 앨범 매출 시장에 변수가 되는 등 K팝 위기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팬덤 비중이 큰 SM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하이브는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는 낮고 북미·유럽 등에서 음원 매출에 주력해 실적과 주가 방어 측면에서 유리하다.
지난해 6월부터는 전년 동기 대비 음반 수출액이 97.8% 급감함에 따라 상반기 이후 중국팬들의 K-팝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하이브는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는 낮고 북미·유럽 등에서 음원 매출에 주력해 실적과 주가 방어 측면에서 유리하다.
최근 한국음반콘텐츠협회는 2023년 연간 음원차트 순위와 가수별 점유율, 앨범 연간차트 순위, 앨범 판매 점유율 공개한 결과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곡들이 차트마다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차지했다.
아티스트의 경쟁력과 수익으로 주가 모멘텀을 갖는 엔터테인먼트 업종 특성상 주요 엔터 3사가 여러 리스크에 붙잡히자 하이브의 독주체제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엔터주 흔들리자…JYP 이어 YG, 잇따른 자사주 매입
지난해 중국 공구 감소 시기부터 엔터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JYP 주가는 지난해 8월부터, YG는 같은해 6월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YG엔터는 핵심 걸그룹 블랙핑크의 재계약 이슈로 지난해 5월 말 9만7000원이던 주가가 현재 4만원선 중반까지 떨어졌다.
YG는 이후 블랙핑크 단체 활동 재계약은 맺었으나, 개별 활동에 대해선 멤버 전원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강한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는 주요 엔터사들의 주가 급락이 과도하긴 하지만, 투자자들은 중국 공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곳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하이브는 BTS 멤버들의 솔로 활동과 레이블 체제가 성공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은 연말 순매수로 돌아섰다.
앨범 판매량 감소 우려에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엔터종목들의 수장은 회사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양현석 총괄프로듀서는 지난 18일·19일·22일 3차례에 걸쳐 200억원 규모의 YG 주식(46만1940주)을 장내 매수했고, 앞서 박진영 JYP 창의성총괄책임자도 지난 19~20일 50억원 규모(6만200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두 소속사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떨어진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서지만, YG와 JYP 대표의 자사주 매입에도 아직 주가에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수 감소 효과만 있을 뿐 소각하지 않으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PS)엔 영향이 없어 일반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엔터주 하락세는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엔터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아티스트의 팬덤이 중국을 제외한 해외 지역에서 성장하는 데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진행된 중국 앨범 공구 감소 영향이 하반기 컴백한 IP(지식재산권)들의 성적에 선반영됐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세븐틴·뉴진스·엔믹스·있지 등은 중국 공구 급감에도 순성장을 기록했다”며 “내년 모든 IP의 앨범 판매량이 역성장을 보일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 증권가, 하이브를 최선호주로…주주환원도 관심
증권사들은 올해 성장 요인이 다분한 하이브를 최선호 주로 꼽았다. 올해는 최근 3년간 지속됐던 엔터 산업의 주가 동행성에서 탈피해 IP의 경쟁력과 흥행도를 보고 선별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란 조언도 곁들었다.
주주환원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는 하이브가 2020년 상장 이후 첫 배당을 예고한 해다. 시가총액이 9억원대에 이르는 만큼, 업계 최고 수준의 통 큰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SM은 지난해 3월 전년 대비 6배 늘어난 주당 12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또한 2025년까지 배당을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최소 30%로 책정하기로 했기에, 올해 배당액이 증가할 수도 있다.
YG는 2016년부터, JYP는 2018년부터 꾸준히 배당을 실시 중이다. 이들 엔터사는 매년 배당액이 소폭 증가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이뤄질 배당액도 소폭이나마 오르게 될지가 관심이다.
국내 최초로 엔터 4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도 눈앞에 두고 있어 엔터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투자신운용이 이달 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ETF 'ACE KPOP 포커스'는 에스엠(25.75%), 하이브(25.64%), JYP Ent.(24.46%), 와이지엔터테인먼트(18.36%) 등 엔터 4사 비중이 포트폴리오 중 95%를 차지한다.
기존 엔터 ETF로 불린 'TIGER 미디어컨텐츠'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은 엔터 4사 비중이 최소 10%에서 많게는 60% 정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엔터주들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중순 이후 엔터주 수익률은 상반기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는데, 이는 성장에 대한 우려를 가지는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면서도 “신규 IP의 폭발적인 앨범 판매 성장을 내년부터 기대할 수 있으며, 성숙기에 진입한 IP는 서구 지역에서의 팬덤 확대를 통해 공연 등 앨범 외 매출 및 이익 확대를 이미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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