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K-팝 글로벌화 성큼...'드림아카데미' 스타 도전 우르르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9.13 15:23 ㅣ 수정 : 2023.09.13 15:23

하이브·게펜 레코드의 'K-팝 스타가 될 수 있다' 공고에 12만명
방시혁 하이브 의장 "케이팝 스타일, 글로벌 그룹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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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첫번째 미션 영상에 대한 팬 투표에 약 119만표가 쏟아졌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하이브가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진행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첫번째 미션 영상에 대한 팬 투표에 약 119만표가 쏟아졌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는 드림아카데미를 위해 ‘K-팝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공고에 나서자, 단숨에 지원자가 12만명이나 몰렸다.

 

13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드림아카데미’는 하이브·게펜 레코드의 합작 법인 ‘하이브 × 게펜 레코드’가 선보이는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다. 

 

게펜 레코드는 세계적인 팝스타 엘튼 존과 너버나, 올리비아 로드리고, 영 블러드 등을 배출했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을 발굴한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케이팝의 글로벌화를 위해 지난달 관련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이날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현상이 된 케이팝 방법론을 적용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하고 재능 있는 인재들을 육성하고 이들과 함께 케이팝 스타일의 글로벌 그룹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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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위 왼쪽부터 차례로)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지원자. 상단 왼쪽부터 순서대로 브루클린, 마농, 렉시, 칼리, 일리야, 소피아, 사마라, 나영, 라라, 셀레스테, 아델라, 다니엘라, 히나리, 메간, 우아, 에밀리, 에즈렐라, 마키, 메이, 윤채. [사진=하이브]

 

드림아카데미가 팝 본고장 미국 회사도 아닌 한국의 기획사가 주도하는 이 행사에 글로벌 팬들의 이 같은 관심의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K-팝 △제작 시스템 △꿈의 실현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K-팝은 주류 팝 시장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스포티파이 등 해외 유명 음원 서비스에서는 K-팝을 R&B나 힙합처럼 별도의 플레이리스트로 분류해 제공한다.

 

특히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상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아예 K-팝 아티스트 상이 신설됐을 정도다. 그만큼 독립된 장르가 됐다는 의미다. 

 

루미네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스트리밍(음원+영상) 기준 톱 1만위 음원의 언어 비중에서 한국어는 3.1%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80억 인구 중 한국어를 쓰는 인구의 비율이 0.6%임을 고려하면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크다. K-팝이 지정학적 의미를 넘어 하나의 인기 있는 음악 장르로 정착한 상황에서 K-팝 아티스트 선발에 참가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또한 방 의장이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착수한 이유에서 밝힌 ‘K-팝 방법론’에 대해 글로벌 음악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K-팝 회사들은 가능성 높은 유망주를 발굴해 전문가들의 지도하에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쳐, 보컬·댄스부터 인성 교육까지 ‘완성형 아이돌’로 길러낸다.

 

아울러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제작된 앨범으로 데뷔시키고, 팬덤이 형성될 수 있는 커뮤니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을 제공한다.

 

다른 팝 장르나,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제작시스템 덕분에 K-팝은 단순히 음악이라는 콘텐츠가 아닌 하나의 문화이자 방법론으로 확대됐다. 참가자가 몰린 현상은 이 방법론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신뢰감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드림아카데미는 ‘보고 즐기며 동경하던’ K-팝을 ‘직접 실연하며 스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장(場)이란 평가다.  실제 이번 경연에서도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관람했던 후기를 보면 "K-팝을 처음 접하고 감명받았다. 언젠가 나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는 식의 기대감이 다. 

 

하이브는 “해외에서 K-팝 커버 댄스 행사가 열리면 수만명이 몰릴 정도로 잠재적인 K-팝 스타 지망생들이 많았다”며 “드림아카데미가 수많은 예비 스타에게 꿈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팝이 지닌 다양성과 무궁무진한 확장성도 매력 포인트다. K-팝의 전체 글로벌 음악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으로 아직 낮지만, 다양한 세대와 인종을 결집할 수 있는 콘텐츠로써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예컨대 블랙핑크의 리사(태국)나 트와이스의 모모, 미나, 사나(일본), 쯔위(대만)의 모국 팬들은 K-팝 아티스트로서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이들을  보고 뿌듯해한다.

 

팬들은 마치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를 바라보듯 자국 출신 멤버를 응원하고, K-팝은 쉽게 넘볼 수 없던 주류 팝 시장으로 가는 지름길이 됐다.

 

아시아권뿐 아닌 북남미 지역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있다. 미국 콘텐츠 산업동향 보고서(2023년 3호·KOCCA)를 살펴보면 현지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과 민족을 대표하는 Z세대의 K-팝 소비 비중이 크다.

 

무엇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Z세대는 다른 세대들과 비교했을 때 80% 더 K-팝을 듣는다고 답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시대적 흐름과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음악과 퍼포먼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해외 젊은 층의 정서가 드림아카데미와 일치하는 측면이 많다”며 “앞으로 공개될 미션 퍼포먼스 등 영상은 이런 글로벌 트렌드를 만족시키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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