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포문 하이브, 상반기도 '이상무'...플랫폼·AI 기술 공략
하이브, 1조 시대 개막...실적 상승은 '앨범'
하반기도 앨범·콘서트·MD 강세 지속할 것
내년, 플랫폼·글로벌 본격...AI는 미래 전략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17일 하이브(352820)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1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BTS(방탄소년단) 앨범과 라스베가스 콘서트의 호실적 부담 속에서도, 앨범·콘서트에서의 연이은 신기록이 실적을 견인하며 실적 체력의 건재함을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하이브의 상반기 모멘텀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내년엔 플랫폼과 글로벌 확장까지 실적 개선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란 점, 하이브의 다음 전략은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하이브, 1조 시대 개막…실적 상승은 앨범, 세븐틴 핵심
하이브가 반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앨범·콘서트 사업 부문에서 역대급 성과를 낸 덕분이다. 지난해 달성한 앨범 판매량을 6개월 만에 넘어설 정도로 사업 외연 확장이 빠르게 진행됐다.
하이브는 올 상반기 매출 1조316억원과 영업이익 1339억원을 달성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9.4%와 6.8% 성장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1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인 조정 EBITDA는 1785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9% 상승했다. 반기 매출액 1조원 돌파는 창사 이래 최초며 영업이익·당기순이익·조정 EBITDA 또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였다.
하이브의 실적 상승 배경으로는, 앨범 부문이 꼽혔다.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 상반기 앨범 판매량은 2270만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년간 판매한 앨범수(2220만장)를 50만장이나 초과했다. 상반기 판매만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을 넘긴 셈이다.
깜짝 실적은 '세븐틴'(SVT)이 이끌었다. 세븐틴 미니 10집 ‘FML’은 발매 첫날에만 399만장이 팔렸다. 발매 당일 기준 K-팝 역사상 최고의 판매 기록이다. 세븐틴 앨범의 6월 누적 판매량은 887만장이다.
르세라핌도 ‘초동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며 힘을 보탰다. 5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 ‘UNFORGIVEN’은 초동 판매량 126만장을 달성했다.
공연 부문 사업 성과도 호실적을 도왔다. 올해 2분기 공연 부문이 매출은 15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4% 상승했다.
하이브 측은 "세븐틴은 데뷔 9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팬덤의 지속적인 확장이 일어나 구보와 신보 앨범 판매량이 동시에 증가했다“며 ”공연 매출의 증가는 간접참여형으로 분류되는 투어 굿즈(MD) 매출 증가 효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하반기도 앨범·콘서트·MD 강세 지속할 것
증권사는 하이브가 하반기도 아티스트 앨범 컴백과 콘서트, MD(상품기획, 굿즈)가 주도하는 사업구조는 여전히 튼튼하다며 실적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반기 실적을 이끌었던 세븐틴이 지난 7월 21일~22일 고척스카이돔 2회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5개 도시 돔투어 12회를 개최한다.
일본 투어는 △9월 6~7일 도쿄 돔 △11월 23~24일 베루나 돔(사이타마) △11월 30일과 12월 2~3일 반테린 돔 나고야 △12월 7일과 9~10일 교세라 돔 오사카 △12월 16~17일 후쿠오카 페이페이 돔 등에서 펼친다.
르세라핌은 지난 12, 13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글로벌 투어에 나선다. 엔하이픈은 상반기 일본 돔 콘서트에 이어, 하반기 미국 스타디엄 콘서트로 팬덤 확장을 시도한다.
디지털 싱글로 빌보드 HOT100 1위를 달성한 정국의 앨범과, 뉴진스의 어도어와 협업한 뷔는 오는 9월 8일 예정이다. 제이홉의 잭인더 박스 피지컬 앨범 발매 등 BTS의 솔로 활동은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뷔·정국·세븐틴·TXT 등 주요 아티스트의 신보 발매에 더해 3분기 중 미국 걸그룹 프로모션 시작되며 본업 중심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양한 이벤트들이 순차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 내년, 플랫폼·글로벌 본격화
하이브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플랫폼(위버스)을 통한 지식재산권(IP)의 수익화로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타사 아티스트의 성장에 대한 이익도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플랫폼과 글로벌은 2024년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위버스는 서비스 콘텐츠가 먼저 고도화되고, 팬덤 만족도 제고 후 내년 구독 모델인 멤버십 플러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증권가는 △이타카 홀딩스의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컴백 △3분기 베일을 벗고 컨셉이 공개될 글로벌 걸 그룹 프로젝트 △SB 프로젝트와 QC 미디어 홀딩스의 아티스트 추가 영입 등 활발한 글로벌 성장을 기대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2023년 역대 최대 실적 달성과 2024년 플랫폼과 글로벌 성장성, 2025년 BTS 완전체 컴백까지 실적 개선 모멘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4만5000원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 하이브, AI 기술 확대…협업도 늘려
하이브는 게임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다른 분야를 엔터 사업에 접목시키는 데에도 가장 활발한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이브는 여전히 시장의 실적 추정치에 반영되지 않은 성장 잠재력이 풍부해, 타사 대비 멀티플을 할증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 기업 간 AI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엔터업계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하이브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해 보이스 조정 기술을 선보이며 기술과 음악의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하이브는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을 인수한 뒤, 지난 5월 음악과 기술을 접목한 아티스트 ‘미드낫’을 처음 공개했다. 그룹 에이트(8eight) 이현의 일종의 부캐(부캐릭터)인 미드낫의 첫 디지털 싱글 음원인 ‘마스커레이드’에 수퍼톤의 두 가지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우선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해당 음원을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6개 언어로 동시 발매했다. 아티스트가 외국어로 가창한 발음을 교정해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전달해 다양한 언어권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아티스트의 원천 보이스에 기반해 프로젝트에 최적화한 여성 보이스를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여성 보이스를 음원 중간에 넣었다. AI 기술은 하이브의 미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팬들의 음악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음악·기술 융합 등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아티스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목소리를 왜곡하지 않고 이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음악과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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