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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신년기획(7)

코스피 상단 3,000선 제시 증권사 ‘0곳’…주도 업종은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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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우 기자
입력 : 2024.01.10 08:40 ㅣ 수정 : 2024.01.10 08:40

코스피 전망 ‘1,900~2,950’…핵심 요소 금리
반도체 이외 주도주 후보에 ‘AI, 제약·바이오’
‘양도세·배당일·외국인’ 변화…금투세는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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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 상단으로 3,000선을 제시한 증권사는 없는 반면, 일부 증권사는 자칫 2,0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증권가의 눈높이가 보수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반도체 업종에 대해선 올해 증시를 이끌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상을 내놨다. 일각에선 반도체의 성과 호조 등 조건부적으로 코스피가 연내 3,000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제도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중 양도세와 배당기준일 정책 변경은 연말연초 일어나던 기계적인 조정을 이전보다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 증권가 코스피 전망 ‘1,900~2,950’…핵심 요소는 ‘금리’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새해 코스피 예상 밴드로 1,900~2,950을 제시했다. 가장 낮은 하단을 제시한 증권사는 교보증권(1,900~2,500)이며, 가장 높은 상단을 전망한 증권사는 DB금융투자(2,150~2,950)다.

 

교보증권은 코스피가 연내 2,000선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잠재적 리스크가 있는 상황을 강조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자본시장을 비롯해 국내 경제 자체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 마진도 악화될 수 있다”며 “금리 안정과 주식시장 우상향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시장금리가 3% 이하로 하락하는 것은 통화정책 전환의 구체적 사유가 등장하는 경우”라고 진단했다.

 

DB금융투자의 경우 상단 자체는 가장 높게 제시했지만, 하단 역시 교보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낮게 제시하는 폭넓은 전망을 내놨다. DB금융투자 전망 상단과 하단의 차이는 800포인트로, 상하단을 모두 제시한 증권사 중 가장 넓은 수준이다.

 

DB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물가상승률 재반등 가능성에 따른 바닥 다지기에 돌입한 이후,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펀더멘탈(기초요건) 회복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 파트장은 “올해 상반기 중 일정 기간 화폐유통속도의 반등과 미국 국제 분쟁 해결 능력 저하 등 인플레이션에 관련된 소란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매크로(거시경제) 요인이 완화될 경우 펀더멘탈 회복이 강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연간 전망 상하단 폭이 가장 좁은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예상 밴드 2,320~2,650을 제시해 상하단 차이가 330포인트로 나타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의 낮아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단을 제약해 박스피가 연장될 것이라며, 절대적으로 낮은 ROE는 저조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높은 기대치의 하향 조정과 마진율 하락에 따라 PBR 상단이 제약될 것”이라며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민간부채 증가율이 정점을 통과하면 장기적인 박스피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신증권은 오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경우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3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2분기 중 추세 반전이 가능하고, 하반기 강한 상승 추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스탠스 전환이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발언 등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 올해 주도주 1순위 업종 ‘반도체’…AI·바이오도 주목해야

 

올해 증시를 이끌 주도 업종으로는 거의 모든 증권사가 공통적으로 반도체를 언급했다. 국내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업황이 올해 본격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8% 증가하면서 16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는 점도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주 미국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4’에는 금융투자협회가 처음으로 국내 금융투자업계 CEO(최고경영자) 대표단을 구성해 참관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4년은 클라우드 AI에서 온디바이스 AI로 확산하는 원년”이라며 “온디바이스 AI는 중장기적으로 D램과 낸드 탑재량을 대폭 증가시켜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의 메모리 반도체 출하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의 회복 강도에 따라 코스피의 3,000선 회복 시도가 불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금리가 연 3.1%로 추가 안정화되고 반도체 이익의 회복으로 200조원 가까운 이익이 달성된다면 코스피의 적정 가치는 2,811~2,987로 도출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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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행사장 내 SK그룹 통합전시관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타로점을 보는 'AI 포츈텔러'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CES 2024의 핵심 테마인 AI도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시장이 올해 GPT 스토어 출시와 기업들의 투자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CES 2024의 기조연설에선 팻 갤싱어 인텔 CEO가 ‘모든 곳의 AI(AI everywhere)’를 주제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AI 기능 활성화 사례를 소개하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도 온디바이스 AI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동원 본부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온디바이스 AI는 올해부터 스마트폰과 PC, 가전, 자율주행차, 로봇, CCTV 보안, 금융, 의료 등 모든 산업에서 활용될 것”이라며 “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 생성형 AI를 탑재하는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대비 성능이 부족하지만, 개별 기기 맞춤형 데이터 제공이 가능하고 보안 강화에도 유리해 AI 확장과 성장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약·바이오도 연초 주도 업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해 고금리 환경으로 바이오주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됐고,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져 실적 개선 여력도 커질 수 있어서다.

 

또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등 국제 행사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 유한양행(000100)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참여한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올해 바이오 업계의 인수·합병(M&A)와 기술 이전이 늘어날 수 있을지 여부를 엿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양도세·배당·외환시장’ 새해 제도적 변화 다수…금투세는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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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한편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세금과 배당 등 제도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됐다.

 

우선 이달 양도분부터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이 종목 당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대폭 상향된다.

 

기존에는 연말 기준 투자자가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상장 시장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의 20~25%를 과세했는데, 이 보유금액 기준이 완화된 것이다. 이번 제도 변화로 기존 대주주 과세 대상 중 70%가 제외될 것으로 추산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매년 12월 전반에 개인 매도가 나온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마감 시한 개념에서 실제 수급은 대체로 기한 5거래일 이내 출회되는 수준이 높았다”며 “부자 감세 등의 비판이 있지만, 이번 개정은 시장의 억눌린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기제로 일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주주총회 이전이었던 상장사들의 배당기준일이 주총 이후로 변경된다. 기존 ‘선(先) 기준일, 후(後) 배당액’의 선후 관계가 바뀌면서 투자자들은 배당액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진입장벽을 한층 낮추는 제도들도 다수 도입된다. 외환시장 마감 시간은 현행 오후 3시 30분에서 익일 새벽 2시까지 확대되며, 자산 1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는 영문 공시 제출이 의무화된다.

 

지난해 11월에는 31년간 이어진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외국 법인은 LEI(법인식별기호), 개인은 여권번호 등을 활용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절차가 간소화된다.

 

한국거래소의 신종증권시장도 올해 상반기 중 시범 개설될 예정이다. 미술품이나 부동산 등을 토큰증권(ST) 등으로 증권화한 조각투자 상품들이 장내에서 거래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거래소가 신종 증권에 대한 상장 시장 운영을 시범 개시한다면 토큰증권 법제화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상장 시장을 통한 투자계약증권의 유통 가능성이 열릴 수 있어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도세 이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관련해선 여야 간 충돌이 일어나는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금투세는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을 올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투세는 부자 감세가 아니고 1400만 투자자를 위한 ‘투자자 감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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