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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박현철 호(號), PF우발채무 위기설(說) 손사래 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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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 2024.01.11 05:00 ㅣ 수정 : 2024.01.11 05:00

롯데건설, 미착공 PF 3조2000억원에서 절반인 1조6000억원대로 줄여
지방 사업장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 위치해 분양성 우수한 편
한신평 지적한 광주중앙공원· 서초헌인마을 모두 본PF로 전환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태영건설과 달리 유동성 넉넉”
대형 시중은행 롯데건설에 투자 추진중으로 알려져
롯데건설 대주주 롯데케미칼, 회사채 발행해 롯데건설 지원키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롯데건설, 유동성 확보해 태영건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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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2일 시무식을 통해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내실경영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고(高)금리와 원자재 값 상승‧인건비 급등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건설 원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수순을 밟으면서 위기감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태영건설을 뒤흔든 것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 이후 롯데건설도 PF 우발채무 규모 탓에 유동성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이 1년 안에 돌아오는 PF 대출 규모가 유동성보다 크다는 이유다. 올해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미착공 PF 대출 규모 3조2000억원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 PF 대출은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롯데건설 보유현금 규모는 2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박현철 대표(64·사진)가 이끄는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 가능성을 일축했다. 롯데건설 자체 유동성외에 그룹 지원을 통해 유동성을 더 확보할 수 있고 우발채무를 줄어 재무구조 체질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 PF 우발채무가 무엇이길래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PF는 특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기법 가운데 하나다.  즉 차입금 상환을 자본출자자 또는 제3자의 신용보강, 기타 담보 제공보다는 해당 프로젝트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부동산 개발 PF는 일반 PF와 다소 차이가 있다.  부동산 PF는 주로 아파트, 주상복합, 상가, 빌딩 등을 건립할 때 이용하며 시행사가 미래 분양수익을 담보로 금융사에 대출받고 건설사가 연대보증 격인 신용보강을 한다.

 

즉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토지비, 공사비 등 대규모 자금을 개발업자에게 제공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는 시공사의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 등을 요구한다. 

 

부동산 개발 사업을 추진할 때 시행사는 일반적으로 10~20% 내외 용지를 확보한 후 저축은행 혹은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업권(여전업권)으로부터 나머지 용지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시공사는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완공하는 기본 업무외에 PF 추진에 따른 △사업성 검토  △인허가 추진  △건설자금 지원 △연대보증 제공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

 

PF 우발채무는 시행사 부도로 시공사가 떠맡는 빚(채무)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 기존 PF대출 차환발행(refunding)이 어려워져 시행사가 자칫 위기에 처한다. 

 

차환발행은 이미 발행한 채권 원금을 상환하기(갚기) 위해 채권을 새로 발행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빚을 갚기 위해 새로운 빚을 내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시행사가 경영난으로 위기에 처하면 지급보증, 자산·부채 인수, 자금대여 등으로 촘촘하게 연결된 시공사도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된다.  PF우발채무는 건설업계를 한 순간에 위기로 내몰 수 있는 이슈인 셈이다.  이는 건설사들이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 하나증권·한국신용평가 “롯데건설 예의주시 ”

 

이런 가운데 하나증권은 지난 4일 리포트를 통해 올해 1분기까지 도래하는 롯데건설 미착공PF 규모가 3조2000억원이라며 이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PF가 약 2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롯데건설의 보유 현금이 2조3000억원 수준이며 1년 내 도래하는 차입금이 2조1000억원이기 때문에 PF 우발채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유동성으로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우발채무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은 "설령 PF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본PF로 전환되지 않는 한 리스크는 다시 돌아온다"며 "결국 본PF로 전환할 수 있는 부동산 업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동산PF는 크게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뉜다.

 

부동산 사업에 필요한 토지매입 등 초기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높은 이자를 지불하고 빌려오는데 이를 흔히 브릿지론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브릿지론에는 건설업체 개입이 없고 대출 규모도 크지 않다. 이후 사업 인허가 등이 끝나면 본PF를 활용하고 이 돈으로 브릿지론을 갚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도 하나증권과 비슷한 입장이다. 한신평은 지난해 9월 리포트를 통해 “롯데건설이 2022년 하반기에 직접 매입한 PF유동화증권을 2023년에 대부분 시장에 매각해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됐다"며 "그러나 2023년 하반기에 광주중앙공원(잔액 7100억원), 서초헌인마을(잔액 3000억원) 등 규모가 큰 미착공사업의 본PF 전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한신평은 롯데건설이 △도급 PF 규모가 크고 △1년 내로 돌아오는 PF가 유동성보다 많고 △양호하지 않은 지역에서 도급 PF를 보유하는 비중이 높다며 태영건설과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 롯데건설 "금융기관 펀드 조성과 수익성 부동산 사업으로 PF우발채무 해소 문제 없어"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즉각 반박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되는 미착공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1월 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하고 8000억원은 1분기 내 본PF 전환 등으로 PF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PF우발채무 규모는 1조6000억원이며 지난해말 대비 차입금은 1조1000억원, 부채비율은 30% 이상 줄였다”며 “현재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1조8000억원은 대부분 연장협의가 끝났으며 일부는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은 올해에도 1조6000억원의 우발채무를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동성 위기에 손사래를 쳤다. 

 

롯데건설은 또 "(하나증권이 지적한) 미착공PF로 언급된 3조2000억원 중 서울 등 수도권 사업장은 1조6000억원(50%), 지방 사업장은 1조6000억원(50%) 규모"라고 밝혔다.

 

지방 사업장은 부산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에 자리잡아 분양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신평이 언급한 광주중앙공원과 서초헌인마을은 모두 본PF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중앙공원 1지구 민간사업시행자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중앙공원 1지구 비공원시설’에 대한 9950억원 규모의 본 PF 대출약정을 체결했다고 지난해 9월 27일 밝혔다.

 

또한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시행회사 어퍼하우스헌인의 자회사 헌인타운개발은 지난 12월 22일 대주단과 7000억원 한도 PF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확보 노력을 감안하면 일각에서 제기한 PF우발채무 관련 우려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 시중은행 롯데건설에 대출 제공 추진...롯데케미칼 회사채 발행해 롯데건설 지원

 

본PF 전환으로 롯데건설이 채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시중은행도 롯데건설에 대출 제공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시중은행들이 지난 9일 롯데건설에 PF 차환용 펀드 투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에 대한 자금 조달 방안으로 금융기관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시중은행이 펀드에 대한 대출 제공 여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롯데건설 최대주주 롯데케미칼이 회사채를 발생해 롯데건설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최근 금리 등 상황을 지켜본 후 회사채 발행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아직 구체적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롯데건설은 PF우발채무를 지난해 1조6000억원 줄였으며 올해 역시 2조원 줄일 예정”이라며 “여기에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큰 걱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을 바라보는 시선은 외부 관계자들 또한 다르지 않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태영건설은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롯데건설은 애초에 규모부터 다르지 않나”라며 “롯데는 케미칼, 쇼핑 등 우량 계열사도 많아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며 현금성 자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만약의 사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또한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 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지원 현장 간담회에서 “롯데건설은 이미 이런 상황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굉장히 유동성을 확보해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은 다르다"며 두 회사의 직접 비교가 무리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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