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창업자 샘 알트만 품은 MS 연중최고치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오픈AI를 창업했지만 졸지에 회사에서 쫓겨난 샘 알트만이 사흘만에 새 일자리를 찾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사내 AI연구팀을 이끌 수장으로 영입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MS의 사티야 나델라 CEO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링크드인과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샘 올트먼과 오픈AI의 사장으로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그레그 브로크먼이 MS의 사내 AI연구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혼란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알트만은 자신이 창업한 오픈AI에서 갑자기 쫓겨났다. 오픈AI 이사회는 지난 17일 “이사회와 소통에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임무 수행을 방해했다”면서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친 끝에 알트먼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월가를 놀라게 했다.
알트만이 오픈AI에서 갑자기 해임됐다는 소식에 MS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 가량 하락했다.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알트만이 떠나면서 오픈AI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최대주주인 MS에도 불똥이 튈 것이란 우려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후 하룻만에 오픈AI 이사회가 다시 알트만의 해임을 재고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돌았는데, 결국 알트만의 최종 행선지는 오픈AI 복귀가 아니라, MS로 향하게 되었다는 깜짝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MS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2% 가까이 오르며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과는 시가총액에서 1000억달러 정도로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MS와 오픈AI의 상황이 묘해졌다. 오픈AI로서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고, MS 입장에서는 AI 경쟁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는 호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MS 나델라 CEO는 MS가 최대주주로 있는 오픈AI에 대해 “파트너십을 계속 긴밀하게 유지하고 에밋 쉬머 등 오픈AI의 새로운 리더진과도 협력을 기대한다”고 트윗했다.
알트만의 갑작스런 해고로 인해 오픈AI는 그야말로 벌집을 쑤신 듯 어수선하다. 이사회가 해임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개발자들이 들고일어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서명을 통해 “오픈AI 직원 500명 이상이 현 이사회가 사임하고 알트먼 전 CEO를 복직시키지 않으면 회사에서 사임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오픈AI에는 약 770명이 근무하는데, 과반이상이 이사회의 결정에 반기를 든 셈이다.
이 서명에는 일리아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도 포함되어 있다. 수츠케버는 지난주 금요일 올트먼 해고를 주도하는데 일조했지만, 그는 알트만 해고결정에 동참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오픈AI가 알트만을 해임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하지만 윤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이사회가 상업화에만 몰두해온 알트만을 못마땅하게 여겨 해고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든 오픈AI는 강력한 사내 반발과 함께 향후 8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 매각에 차질을 빚게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알트만이 떠난 오픈AI의 새로운 CEO로는 아마존의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를 이끌어온 에멧 시어가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