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종합 'A' 등급...정영채의 '원스톱' ESG 거버넌스 주목돼
한국ESG기준원(KCGS)은 국내 1040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NH투자증권(대표이사 정영채 사장)은 한국 ESG 기준원(KCGS)이 주관하는 2023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종합 ‘A’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아쉽게 전년도 대비 한 단계 내려간 ‘B+’등급을 받았으나, 올해는 다시 올라섰다. 지배구조와 환경 부문이 각각 종합 B+ 등급에서 한 단계 상향한 A 등급을 받은 게 주효했다.
KCGS가 발표한 ‘2023년 ESG 평가 및 등급 공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6개 증권사 중 ESG 통합 등급 A+ 이상을 받은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증권사 4곳이 통합 등급 A를 받았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삼성증권과 SK증권,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6곳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 B+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ESG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해온 것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고객가치 제고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더 나은 내일로 가는 지속가능 금융 플랫폼이 되자’는 슬로건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ESG 모범규준 전면 개정에 따른 평가모델 고도화로, 지난해 상장 기업들은 KCGS의 ESG 등급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며 “특히 증권사들은 ESG 경영에 뛰어든지 얼마 안됐으나, 등급 상향과 함께 ESG 투자 문화 확산을 위해 열심히 발맞춰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정영채 사장 ESG 경영 차별화, 다양한 인증 획득 결실
정영채 사장은 NH투자증권을 이끌며 ESG 경영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비즈니스와 연계한 ESG 경영 활동을 중점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친환경 금융을 목표로 ‘탄소금융’에 적극적이다. 올해 초 운용사업부에 탄소금융팀을 신설하고 탄소감축 사업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친환경 벤처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사업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탄소배출권시장 회원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자기매매 및 장외거래 중개업무’를 신청한 8개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정 사장은 업계 처음으로 ESG 관련 IR 행사를 개최해 주목도 받았다. 그는 또 ESG 투자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맞춰 역량 강화에도 힘썼다.
2021년 재무적 성과와 향후 ESG 활동 계획을 담은 ‘2022 지속가능통합보고서’ 발간을 통해, 고객가치 제고 및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특히 고객과 임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권익 보호와 지속성장을 위해 ESG 경영을 바탕으로 삼았다. 무엇보다 '우리사주신탁제도'(ESOP)를 통해 임직원들의 주인의식 제고로 고객에 신뢰를 줄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연말 준법경영시스템과 뇌물방지, 윤리경영과 관련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구축을 인정받아 ISO 37301(준법 경영시스템), ISO 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 환경경영 국제표준(ISO14001) 등 여러 인증을 취득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서비스의 범위가 늘어난 만큼 그에 걸맞은 고객보호 및 위험관리체계를 갖추는 것, 농협금융그룹의 일원으로서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보다 지속가능한 고객가치 창출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 정 사장, 지배구조 개선 위해 ESG위원회 신설...사외이사는 “ESG 전문가로”
NH투자증권은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실은 결과, 올해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한 단계 상향됐다. 정 사장은 지난해 3월 지배구조 개선차원에서 ESG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자, ESG위원회를 이사회 직속으로 설치해 지배구조차원에서 ESG경영전략을 수립해 나갔다.
ESG위원회는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ESG 추진현황 및 추진결과를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은 실무진부터 대표이사까지 이르는 '원스톱' ESG 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다.
ESG추진부에서 ESG 추진과제 관리와 ESG 경영성과 평가, ESG 캠페인 기획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지원부문장을 위원장으로 한 ‘지속가능협의회’에서 ESG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하는 면모를 갖췄다.
ESG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 비상임이사 1명으로 구성됐으며, ESG를 회사의 주요 경영전략으로 채택하고 비즈니스 연계 ESG 경영활동을 적극적 추진하도록 목표를 삼았다.
NH투자증권 이사회는 금융·경제·경영·법률·회계·소비자보호·정보기술 등 관련 분야에서 연구·조사 또는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자로서, 업무 수행에 적합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이사들로 구성됐다.
특히 정 사장은 올해 5월 ESG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정태용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업했다. 정 이사는 세계은행 선임 에너지 경제분석가면서 글로벌 녹색성장기구 부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정부에서도 ESG 관련 자문 역할을 수행 중이다.
■ K-RE100 가입, 2050 탄소중립 선언…친환경 투자 두각
NH투자증권은 최근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형 RE100(K-RE100)에 가입했다. K-RE100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탄소중립 프로젝트의 한국형 제도다.
NH투자증권은 올해 K-RE100 이행 방안으로 신재생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IT 기업인 해줌(Haezoom)과 함께 진행했다.
이번 가입은 NH투자증권이 ESG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범농협 그룹 일원으로의 ESG 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이다. NH농협금융은 출범 10주년을 맞아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공식 선언하며 농협금융의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했다.
ESG 관련 투자 활성화에도 노력 중이다. 2021년 국내 금융투자회사 최초로 ESG 채권을 발행했다. 1100억원 규모로 조달한 자금은 모두 친환경, 사회적 가치창출 사업에 쓰였다.
이렇게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같은 해 7월 정부 공사 최초 ESG채권(한국지역난방공사) 발행을 단독 주관하기도 했다.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ESG 교육도 실천 중이다.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을 통해 온실가스 발생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실천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창구 운영과 고효율·친환경 제품 구매, 전기차 구매 등의 활동에도 나선다.
아울러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하는 신규 채권 인수를 금지하고 있다.
■ 사회공헌 활동 적극적...농가 위한 크라우드 펀딩·천사 펀드 전개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그 존재감이 드러났다. 대표이사 직속으로 사회공헌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회사 내 41개 봉사활동 단체에서 농업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주요 활동 대상은 지역 농촌이다. 농촌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과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등 농가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스마트스토어 오픈을 돕는다. 마을회관에 냉장고와 전기레인지(인덕션)를 지원하는 활동도 펴고 있다.
벤처·중소기업과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을 지원하고자 투자조합·펀드에 약 73억원을 출자했다. 한국임팩트금융에도 1억9000만원을 출자했다.
임팩트금융 투자란 사회적 금융의 한 종류로 성장 사다리펀드 내 사회투자펀드, 사회적 기업 모태펀드, 사회적 기업의 크라우드 펀딩 등 투자 성격의 사회적 금융을 지칭한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달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기부해 조성하는 천사 펀드도 운용 중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일정한 금액을 더해 최근 3년간 4조4000억원을 모으기도 했다.
소외된 이웃과 아이들을 돕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결식아동 후원단체인 밀알복지재단, 백혈병과 소아암 어린이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소아암재단 등을 후원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해 ESG 경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NH투자증권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양 기관이 상호 보유한 자원을 통해 ESG경영 협력과 산림복지서비스 확산을 위한 사업 등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탄소중립 등 ESG경영 실천을 통해 산림복지 분야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