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크리스마스 외관 꾸미기 경쟁 후끈…"인증샷 성지는 우리"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크리스마스를 두 달 앞두고 벌써부터 백화점 업계 외관 장식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백화점 업계의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은 '자존심 싸움'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올해 더현대 서울은 '공방', 롯데백화점 본점은 '소망', 신세계백화점은 '극장'을 테마로 잡았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먼저 불을 지핀 건 더현대 서울이다. 더현대 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크리스마스 마을 'H빌리지'를 설치했다.
H빌리지는 3300㎡(약 1000평) 규모로 구성된 크리스마스 마을이다. 11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으며, 현대백화점의 16곳 전 점포를 상징하는 16개의 부티크(상점)와 마르쉐(시장), 6000여개의 조명 등으로 이국적인 공방들이 모인 골목길을 구현했다.
H빌리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크리스마스 인증샷 성지'로 떠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최초로 티케팅 제도를 도입했다. 1차 티케팅은 1분 만에 마감됐으며, 동시 접속자 2만명을 돌파했다.
더현대 서울은 이번 티케팅 제도 도입으로 고객이 더욱 원활하고 안전한 관람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후 2차 티케팅도 진행한다. 현장 입장은 예약 노쇼(예약 부도) 발생때 한시적으로만 운영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장식은 12월 25일까지 유지된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롯데백화점 본점 역시 연인, 가족, 외국인 관광객 등 수십만의 인파가 모여 들며 '연말 야경의 성지'로 입지를 다져왔다. 올해는 '소망(My Dearest Wish)'을 주제로 크리스마스 테마에 불을 밝힌다.
점등은 일몰 시간(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다. 본관 정문 입구에는 빈티지한 '레터 하우스'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을지로 입구 앞 15m 높이의 '자이언트 트리'를 설치한다. 본점 외벽에는 3층 높이의 각기 다른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점' 구조물로 꾸민다.
외관은 입체감 있는 마감재와 빈티지한 색감을 활용해 실제 유럽 현지의 크리스마스 상점 느낌을 살렸다. 보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쇼윈도도 전년대비 4개 더 늘린 9개를 운영한다. 쇼윈도는 '움직이는 피규어', '크리스마스 선물 상품', '인터랙티브 미디어', '인피니티 미러' 등이 있다.
특히 올해는 비주얼뿐만 아니라 이야기 깊기도 더했다. 이를 위해 유명 소설가 정세랑 작가와 손잡고, 비밀스러운 레터 하우스(편지 상점)에 우연히 방문한 어린 아이 '해아'가 편지를 배달하는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들과 만나 일어나는 꿈 같은 이야기를 완성했다.
이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상영된다. 점등 시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이달 둘째주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본격 점등한다. 신세계백화점 '미디어 피사드' 쇼는 인증샷 성지로 이름을 알려왔다. 올해는 '신세계 극장(SHINSEGAE THEATER: from legacy to fantasy)'이라는 주제로 연말 거리의 환상적인 뮤지컬 무대를 연출한다.
신세계 본점 외관에 미디어 파사드로 펼쳐지는 3분여 간의 영상은 극장의 붉은 커튼이 걷히고 금빛 사슴을 따라 신비로운 숲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반짝이는 회전목마, 밤하늘을 달리는 선물 기차, 크리스마스 트리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가 차례로 펼쳐진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일찍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에 공들여 경쟁에 돌입한 이유는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특히 크리스마스는 매년 인파가 몰리면서 백화점 일대에 교통체증까지 일어날 정도의 유통업계 큰 대목이다. 백화점 매출에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 업계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은 '자존심 싸움'으로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크리스마스 시즌 백화점이 인증샷 성지로 떠오르면서, 올해는 연초부터 크리스마스 테마 연출 준비에 돌입했다"며 "오직 오프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여 고객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