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간아파트 분양 10년에 최저…커지는 집값 불안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올해 민간아파트 분양 실적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 실적은 연간 공급 목표의 4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2분기 대비 3~4분기에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연말까지 예정 물량을 모두 공급한다 해도 올 한해 분양 실적은 20만가구 미만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 실적은 △1분기 2만8908가구 △2분기 3만4725가구 △3분기 4만9470가구로 3분기까지 누계 분양 실적은 11만3103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조사한 연내 계획 물량(25만8003가구)의 44% 수준이다.
당초 연내 분양 예정물량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물량이 1~2분기에 집중됐으나, 상반기 부동산 경기둔화로 공급시장이 위축되면서 초기 분양실적이 저조함에 따라 계획물량이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그나마 1~2분기 대비 3~4분기에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10년 내 최저 물량이란 기록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4분기에는 약 8만여 가구의 민영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올해 분양 실적은 2013년 20만281가구 이후 10년 만에 민영아파트 최저 물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청약 훈풍에 힘입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내 막바지 물량이 몰릴 수 있으나,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은 단지별 선별 청약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계획 물량을 차질없이 공급하기에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주택 공급은 훨씬 적다. 1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공공주택으로 분양 6만 가구, 임대 2만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달 말까지 분양 3240가구, 임대 2755가구 등 모두 5995가구만 공급됐다고 밝혔다. 공급 목표 대비 실적이 6.8%에 불과하다.
분양 실적이 저조하다 보니 청약 경쟁률은 점차 상승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들어 청약 경쟁률은 △1분기 5.1대 1 △2분기 11.0대 1 △3분기 13.5대 1 등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서울이 평균 74.6대1, 경기도 27.2대1, 5대 광역시 20.1대1, 지방 10.2대1 등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분양 물량 급감으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 원자잿값과 인건비 급등 등으로 전국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12%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지난 1년간 전국에서 신규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면적(㎡)당 평균 분양가는 492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기준 시점인 2014년을 100으로 놓고 산출한 값인 7월 전국 분양가격지수는 189.7로, 전년 동월(440만4000원) 대비 11.86% 상승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지금처럼 공급 급감이 지속되면 2~3년 후 집값 불안은 뻔한 일"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연도별, 지역별로 공급의 수요를 예측해서 구체적인 공급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민간쪽으로는 재개발, 재건축이 핵심인데 이 부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하고, 공공택지의 경우 건축비를 현실화시켜 적정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민간이 정비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