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컨퍼런스(7)] 김우진 서울대 교수 "일반·지배주주간 이해관계 일치…기업가치 극대화 필요"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9.27 20:47 ㅣ 수정 : 2023.09.27 20:47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의 명과 암’ 주제 발표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우리 대규모 기업집단들이 문제점만 있다면 지금까지 남아 있었을 수가 없겠죠. 어떻게 보면 이게 균형 현상인데, 일종의 장점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비슷한 구조와 형태들이 만들어진 거죠”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7일 여의도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컨퍼런스’에서 제1주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의 명과 암’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 교수는 “그동안 한국의 대규모 기업집단은 우리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승계 과정에서의 탈법 행위 등으로 인해 자본시장 발전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DP)은 지난 50년 동안 커오는 데 있어, 소비투자 정부 지출 중에서 기업투자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수준에서 1등하는 품목은 대부분 삼성”이라며 “한국이 지금까지 걸어온 것을 보면 큰 회사들이 했던 역할을 부인할 수 없으며 중요한 역할들을 해 온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한국이 세계 6대 수출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수출 주도형 라인 비즈니스그룹 등 대규모 기업 집단 재벌의 영향력을 통해서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GDP에서 기업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높다”며 “기업투자 비중은 중간 시점에 많이 올랐다가 다시 떨어졌으나, 전체적으로 계속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이 GDP 성장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에는 ‘수출’을 꼽았다.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수출 주도형 경쟁력을 통해 한국의 반도체와 선박, 석유화학 등 세계시장 점유율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출 경쟁력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며 “그렇다면 (반도체·선박·석유) 누가 생산하느냐, 세계 수준에서 1등하는 품목 등 대부분 삼성·현대중공업의 조선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삼성SDI·LG에너지솔루션·현대차 등 큰 회사들”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다수의 상장 기업으로 구성된 기업집단 또는 그룹체제는 시장 기능이 아직 발달하지 못한 개발경제 초기단계에 자본과 인력을 내부자본과 노동시장을 통해 유망 분야 집중 투입으로, 한국경제가 단기간 성장한 기본적인 토대를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기업집단 체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주간 부의 이전 등 회사법적인 문제가 법원을 통해 효과적으로 해결되는 사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아울러 “최상단에 있는 (상장)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지배 가문이 안정적인 지분을 유지해, 일반주주와 지배주주간 이해관계를 일치시킴으로써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업간 지분 보유를 통해 지배가문의 기업집단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 안정화되면서,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투자가 가능했고 경영진이 총수일가에 대해 책임지는 경영체제가 확립됐다고 봤다.
하지만 “소유권 또는 배당권에 비례하지 않는 과도한 지배력이 허용되면서, (상장) 기업의 자원이 총수일가로 유출되는 사익편취 현상이 심화됐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재벌의 문제는 경제력 집중 억제의 문제가 아니고 주주간 이해상충으로, 자본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를 발생시키는 게 핵심적적인 문제”라며 "한국 대규모 기업 집단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꼬집어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