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컨퍼런스(13)] 김우진 서울대 교수 “韓 자본주의, 전문경영인 체제 정립될 정도로 성숙되지 않아”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9.27 19:42 ㅣ 수정 : 2023.09.27 19:42
전문경영인 자리잡은 기업 손꼽을 정도로 적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본주의 성숙도를 고려했을 때 한국 기업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정립되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뉴스투데이는 27일 ‘거버넌스와 한국형 소유집중경영체제의 경쟁력과 과제’를 주제로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2023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은 정삼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담당했으며 김 교수를 비롯해 이종재 공공가치 연구소 대표, 유정주 한경협 기업제도 팀장, 원종현 국민연금기금운영위 투자정책전문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미국, 일본과는 달리 자본주의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너주의 경영체제보다 낫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이 타 국가에 비해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가 짧으며,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 따라 기업의 방향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국내 기업 가운데 전문경영인 체제를 기반으로 경영되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 KT 등에 불과하다”며 “과거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같은 경우는 오너 경영체제가 붕괴하면서 수많은 이해관계자에 의해 경영이 이뤄졌으며 중구난방 경영으로 기업의 역량은 많이 축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기업이 자본잠식에 빠졌을 경우 기관이 대처하는 행태를 보면 아직도 한국은 오너 경영체제가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코스닥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여건을 검토할 때 거래소는 기업지분의 20~30%를 누가 보유하고 있고, 기존 지배주주가 제3자를 맞이해 새로운 지배주주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존속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오너를 통한 대규모 지분 확보여부가 기업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행태가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어 전문경영인체제를 무조건 찬양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