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9.27 10:09 ㅣ 수정 : 2023.09.27 10:09
지난 26일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서 협약식 체결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3사가 토큰증권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해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 전반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식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투자증권 본사에서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등 각사 최고경영자(CEO) 및 관련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3사는 토큰증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형 증권사가 뭉친 공동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으며, 공동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전략적 사업모델 발굴까지 협업 범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토큰증권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동 인프라 구축 및 분산원장 검증 △정책 공동 대응 및 업계 표준 정립 △발행 및 유통 서비스 시너지 사업 모델 발굴 등을 상호 협력하에 진행할 예정이다.
3사는 '비용 효율화'뿐만 아니라 '발행사·투자자 규모의 경제'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증권사간 공동 분산원장을 구성할 경우 구축·운영 비용을 절감해 불필요한 인프라 경쟁을 벗어나 토큰증권 사업 영역에 집중할 수 있어 연착륙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대된다. 또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초자산을 보유한 발행사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상품 발행·유통이 가능해져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도 있다.
KB증권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전담 조직을 구성해 토큰증권 발행·유통 시스템을 개발 및 검증했으며, 토큰증권 협력체 'ST 오너스'를 구성하는 등 관련 사업에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사업 구상을 마친 KB증권은 토큰증권 공동 인프라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전제돼야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가 가능하다고도 주장해왔다. KB증권은 이번 컨소시엄에서도 자사의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증권사 토큰증권 인프라 표준화에 힘을 보탠다는 전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연초 PoC(개념검증)를 통해 토큰증권 발행부터 유통까지의 프로세스를 시험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증권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혁신금융 서비스를 지정 받아 블록체인과 증권사 계좌시스템 연동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토큰증권 사업 관련 핵심역량을 쌓고 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금융·기술·발행사 생태계인 'STO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증권사 컨소시엄과 연계해 다양한 토큰증권 발행 실증 사례를 만들어 향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연초 조각투자사업자나 기초자산평가업체 등이 포함된 토큰증권 협의체 'STO 비전그룹'을 발족해 건전한 토큰증권 생태계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토큰증권 핵심 사업모델 '투자계약증권 올인원(All in One) 서비스'를 출시해 발행사들의 증권 발행부터 청산 단계까지 전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자사에서 보유한 노하우가 공동사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세 증권사들의 협력으로 토큰증권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열고 한국 금융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이 STO 사업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삼성증권과 SK증권은 우리은행과 함께 '토큰증권 제도화 대응 및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상호협력 협의체인 '파이낸스 3.0 파트너스'(F3P) 구성에 합의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하나증권의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와 협력해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 체계를 갖췄다.
하지만 순수하게 증권사들만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이번이 최초인데다가, 참여한 3사 모두 대형사인 만큼 시장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3사 모두 금융지주를 두고 있는 증권사여서 은행 등 관계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행 이전에 논의해야 할 사안과 변수가 많아 우선 영향력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시장 초기에 자리를 잡아둬야 사업에 대한 성장성이 꺾이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