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쏟아지는 ‘우량매물’ 롯데손해보험…높은 몸값‧투자손익 우려 등 매각 난항 예상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내달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신한‧하나‧우리 등 금융지주와 교보생명 등이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매각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이달 18일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분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3분기 실적 집계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인수 후보군과의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유한회사 '빅튜라'를 통해 롯데손보 지분의 77.04%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3734억원에 롯데손보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유상증자를 거쳐 약 7000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했다.
롯데손보는 올해 M&A 시장에 나온 금융권 최대 매물로 꼽힌다.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최대 3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매물로 나온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이다.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2조7000억~3조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롯데손보의 '롯데' 브랜드 사용기한은 내년 하반기 중 종료된다. JKL파트너스는 이 기한 내에 매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는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 손보업 강화가 필요한 신한‧하나금융,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교보생명 등이 꼽힌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신한EZ손해보험(옛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손보사를 보유하게 됐지만, 올해 상반기 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하나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212억원의 순손실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 또는 하나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손보 계열사의 규모를 단숨에 업계 중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보험계열사가 없는 상황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한 우리금융은 증권‧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가운데 가장 우량한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상대적으로 탄탄한 손보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교보생명도 롯데손보에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 또는 투자, MG손해보험 인수 등 손보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인수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우량 매물로 꼽히는 롯데손보를 탐내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다만 롯데손보의 높은 매각가에 인수후보군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조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하면서 인수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예상 매각가 2조7000억~3조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고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상장된 주요 손해보험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 50%, 65%, 85%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는 경우 적정 가격은 약 1조2000억~1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롯데손보의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 및 가이드라인 관련 영향은 매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설 연구원은 "미래 예상현금유입액의 현가 대비 신계약 CSM 비율을 살펴보면 1분기 15%, 2분기 14%로 중위권 손보사 평균 정도의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업계 평균 수준의 자본 대비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율을 보유한 롯데손보에 미치는 영향도 업계 전반적인 수준이 수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손익 관련 변동성 우려는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해석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함께 도입된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 영향으로 보험사들은 과거 대비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손익에 따른 영향이 확대됐다.
롯데손보의 경우 전체 운용자산 내 FVPL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41%로 평가손익에 따른 투자손익 변동성이 다소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 기준 롯데손보의 전체 자산운용수익에서 FVPL 평가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4%로 업계 평균과 비교해 높은 상황이다.
롯데손보의 전체 자산에서 롯데그룹 퇴직연금의 비중이 큰 점도 인수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롯데'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이 내년까지인 만큼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자산에서 롯데그룹 퇴직연금 비중이 큰데, 금융지주에 편입돼 계열사로 이를 대체한다고 해도 차이가 클 것"이라며 "3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주고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매물로 나온 손보사 중에서 가장 좋은 매물인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 거론되고 있는 매각가는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