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딱지 못 뗀 MG손해보험…새 주인 찾기 성공할까

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8.21 07:36 ㅣ 수정 : 2023.08.21 07:36

MG손보, 금융위 상대로 낸 부실금융기관 지정취소 소송 패소
매각 주도권 갖게 된 예보, 이달 말 재매각 공고 낼 예정
'비은행 강화' 우리금융‧'지주사 전환' 교보생명 참여 여부 주목
IFRS17 도입에 재무상태 개선…낮은 K-ICS 비율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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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G손해보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예금보험공사(예보)의 MG손보 매각이 본결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보험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17일 MG손해보험과 대주주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에서 원소의 소를 기각, 각하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4월 MG손보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부실금융기관 결정 요건에 해당한다며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금융위는  MG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되고 자본확충이 지연되는 등 경영정상화를 기대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MG손보와 JC파트너스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하면 경영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예보와 JC파트너스 투 트랙으로 진행되던 MG손보 매각은 법원의 이번 판단에 따라 예보가 주도권을 갖게 됐다. 예보는 이달 말 MG손보 매각을 재공고하고 인수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다.

 

예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8월 말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며 "지분매각(M&A) 방식과 자산부채이전(P&A) 방식 두 가지 모두 열어놓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올해 2월 MG손보 예비입찰을 진행했으나 단 한 건의 인수의향서도 접수되지 않았다. MG손보의 실적 악화와 소송 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MG손보의 자본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MG손보의 1분기 자본규모는 280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다. 또 지난해 574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9억원대로 크게 감소하기도 했다.

 

낮은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걸림돌로 지목된다. 올해 1분기 MG손보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65.01%, 경과조치 적용 후 82.6%로 금융당국의 시정조치 기준인 10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MG손보 매각 절차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 포트폴리오가 없는 상황이다.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한 만큼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우리은행은 MG손보 대주단이기도 하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 역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손보사를 인수해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손보사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JC파트너스가 항소하게 된다면 인수의향자들이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C파트너스는 그간 이번 소송과 관련해 '끝까지 간다'는 입장을 보여온 만큼 매각이 더욱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MG손보는 IFRS17 도입에 따라 재무상태가 개선돼 많은 인수의향자가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낮은 K-ICS 비율을 규제치 이상으로 충족하려면 그만큼 자본 투입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인수전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량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이 보험사 M&A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점 또한 MG손보 매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MG손보와 비교해 규모가 크고,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롯데손보를 우선순위로 고려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두 회사를 놓고 보면 롯데손보를 인수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MG손보는 소송 리스크도 안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인수의향자가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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