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김성태 호(號), 美시장 장악하고 '렌탈 불모지' 유럽 정조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렌털 시장은 피 튀기는 경쟁을 펼치는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업계 전반 국내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해외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간신히 선방했다. 이에 따라 렌털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판로 확대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대표 김성태) 역시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일찍부터 해외시장 수출을 시작한 청호나이스는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약 66여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의 글로벌 매출은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얼음정수기 제품 판매 급증에 힘입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 전년 전체 매출액을 넘어섰다. 하루 제빙량 18kg의 압도적 얼음생산성능을 갖춘 ‘슈퍼 아이스트리’가 미국 시장 판매 비중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시장은 직수 정수기가 주축이 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0% 이상 증가해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해외 수출량이 급증하면서 청호나이스 충북 진천공장은 지난 7월부터 수출용 제품 생산 라인을 늘려 가동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현재 중남미, 동부유럽, 일본 등 국외 바이어로부터 제품 개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해외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화살은 유럽시장을 정조준했다.
이에 따라 청호나이스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 처음 참가해 에스프레카페, 직수정수기 등 자사 대표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커피머신과 얼음정수기가 결합된 ‘에스프레카페’는 현지 소비자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현지 관람객은 커피머신과 얼음정수기가 결합한 프리미엄 올인원 제품인 에스프레카페가 정수, 냉수, 온수, 미온수에 얼음은 물론 커피까지 추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커피 본고장답게 에스프레소, 룽고, 아메리카노, 소프트 아메리카노 등 총 4가지 종류의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청호나이스는 K-정수기의 우수한 기술력을 유럽 등 해외에 계속 알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청호나이스가 현지에서 호평받은 에스프레카페를 필두로 유럽 시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고 풀이한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지 바이어 대상으로 홍보 및 소통을 통해 유럽시장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이번 'IFA 2023'에 참여했다”고 밝히며 유럽 공략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사실 청호나이스는 이미 유럽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시장은 아니다.
그는 “회사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라며 “현재는 아시아와 미국 등 북미시장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석회질 암반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지하수에도 석회질이 녹아 있어 생수를 사서 먹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즉, 유럽은 정수기 소비가 활발하지 않은 시장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는 ‘렌탈 시장의 불모지’로 불린다.
이에 따라 청호나이스를 비롯한 국내 렌털 기업 대부분이 유럽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1위 코웨이는 2010년 이탈리아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정수기와 비데를 중심으로 판매 활로를 모색했지만 4년 만인 2014년 결국 법인을 철수했다.
또한 유럽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안착하려면 현지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청호나이스는 자사 혁신 제품 에프스프레카페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유럽시장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유럽은 석회질 수질 영향으로 생수와 맥주 등 음료 문화가 발달한 곳"이라며 "그러나 청호나이스는 이번 IFA를 통해 에스프레카페 처럼 정수된 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프리미엄급 제품 등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한국 정수기 우수성이 잘 알려져 아시아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유럽과 북미에서도 프리미엄급 제품을 활용한 사업 발굴에 본격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