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NIM 상승” 전망 잇따라···은행권, 또 최대 실적 내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9.09 07:47 ㅣ 수정 : 2023.09.09 07:47

시중은행 NIM 줄줄이 하락···상생금융 여파
대출 증가·조달비 하락에 하반기 상승 기대
실적 잔치 이어질 듯···순익 16조 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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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하락했던 은행권 수익성 지표가 올 하반기 상승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계대출 시장 회복과 조달 부담 완화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 상승 최대 수혜자인 은행들의 실적 잔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 평균은 1.67%로 전년 말(1.70%) 대비 0.03%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1.73%→1.85%)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은행의 NIM이 0.03~0.13%p 깎인 결과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차감해 운용 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예대금리차)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채권이나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가 포함된다. 금융사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된다. 

 

최근 은행권 NIM이 하락한 건 상생금융 압박이 작용한 여파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올 1월부터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고 있는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라는 금융당국 요구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줄줄이 내렸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채권과 예·적금 금리가 뛰면서 은행들의 조달 부담이 커진 것도 NIM 하락을 부추겼다. 더 비싼 이자(금리)를 내고 자금을 끌어왔는데, 정작 대출을 내주고 걷는 이자는 줄어드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은 여력이 있다’는 얘기를 계속 하다 보니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적절히 조절해 전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짰다”며 “신규 취급분부터 바로 적용되다 보니 상반기 중에 (지표상) 반영이 될 건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선 올 하반기 은행권 NIM이 상승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가계대출 증가와 조달 부담 완화에 기인한다. 은행들 입장에선 ‘마진’을 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실제 최근 부동산 가격 회복 심리에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의 50년 만기 상품 출시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2조원 넘게 불어났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요구도 자칫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자금 조달 여건은 개선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말 레고랜드발(發) 은행채 금리 급등에 고금리 예·적금으로 자금을 끌어다 썼는데, 올 하반기 대부분 만기가 도래한다. 당시 연 5%대였던 정기예금 금리가 현재 연 3%대 중후반인 걸 고려하면 이자 지출 규모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7월부터 조달 리프라이싱(재산정)으로 인한 NIM 하락 압력이 직전 구간에 비해 크게 축소된다”며 “10월부터는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및 정기예금 금리 모두 낮아지면서 오히려 NIM 상승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은행권은 이자 이익을 중심으로 한 역대급 실적 잔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4대 시중은행은 올 상반기 NIM 하락에도 16조6598억원의 이자 이익을 거뒀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4대 금융지주도 올 상반기 이자 이익이 19조8472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9조1824억원인데, 하반기를 포함한 연간으로 사상 첫 16조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은 15조8506억원이었다. 

 

은행권은 NIM 하락이나 예대금리차 축소 속도가 둔화될 수 있지만, 하반기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금리 수준과 대출 수요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춘다고 확언한 것도 아니고, 미국 금융시장도 아직 변동적”이라며 “채권금리가 뛰면 은행의 조달 비용이 늘어날 텐데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금리와 수익성 이슈가 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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