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위기 속에서 '재무 전문가' 경영수완 빛났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9.06 05:00 ㅣ 수정 : 2023.09.06 05:00

2020년 초 비상경영체제 돌입 후 모든 재무적 수치 개선
어려운 시기에도 2022년 역대급 영업이익 달성해 '눈길'
K2전차 수출로 한국 첨단 방산 역량 전세계에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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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철도 사업 및 방산 사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방산·철도차량 제조업체 현대로템이 이용배(62·사진) 대표가 2019년 말 경영의 키를 잡인 후  휘파람을 불고 있다. 

 

2018∼2019년 연달아 적자를 내며 취약해진 현대로템 재무 구조가 이용배 대표 취임 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 대표가 취임 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현대로템 실적이 해마다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이용배 대표의 경영수완에 힘입어 약 3년 만에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15조원에 이르는 폴란드형 K2 전차 수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재무전문가' 이용배 대표의 역량이 빛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기획조정실장을 지내는 등 그룹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용배 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그는 △1987년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 입사해 △2008년 현대차 경영기획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후 △2012년 현대차 기획조정3실장 부사장 △2013년 자동차 부품·엔진·방산업체 현대위아 기획경영지원 재경 구매담당 부사장 △ 2017~2019년 현대차증권 영업총괄담당 부사장과 대표 등을 역임하며 재무전문가로 맹활약을 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말 현대로템 대표로 취임했다.

 

지난해 7년만에 매출액 3조원을 기록하는 실적을 거둔 현대로템은 주력사업인 철도와 방산외에 플랜트 등 거의 대부분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방산부문이 대규모 해외 수출에 성공해 수주잔고가 13조원까지 늘어났다. 수주잔고는 그만큼 미래 일감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현대로템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이어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줄어 기업 재무건전성이 더욱 좋아지는 모습이다.

 

게다가 기업의 자본적 지출(CAPEX)을 꾸준히 높게 유지해 현대로템이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수용하고 여러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했다. 'Capital Expenditures'의 약어인 CAPEX는

미래 이윤 창출, 가치 취득을 위해 지출된 투자 비용이다. 쉽게 설명하면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 투입되는 자금을 뜻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 대표는 지난 7월 발간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22년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내실경영을 통해 최근 10년 중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회사를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이 대표의 경영수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 전쟁과 같은 국제적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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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명의 임직원들이 2020년 1월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열린 '비상경영 선포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 이대표, 비상경영체제 가동해 급격한 재무구조 개선 역량 뽐내

 

현대로템은 과거 철도 차량을 저가에 수주한 영향으로 2018년과 2019년에 총 48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19년 말 부채비율은 362.6%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경영위기에 처한 현대로템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20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2020년 초 비상경영 선포식에서 “회사 업무 프로세스를 선행관리 위주 선순환 구조로 변화시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강도 높은 내실경영을 추진해 지속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수익성 개선, 유휴자산 매각, 조직문화 개선, 사업역량 강화에 나섰다. 또한 기존 38개 실을 28개로 줄이고 임원 수도 기존 대비 20% 축소했다.

 

또한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실무진이 수익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수주할 것을 주문했다.  사내 임원과 사외이사가 포함된 투명수주심의위원회는 신규 사업의 사업성과 전략, 법적 문제 등을 검토해 수주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이러한 경영진의 발 빠른 조치와 이 대표의 경영수완이 어우러져 현대로템은 인력 효율성을 기반으로 사업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2020년 매출 2조7853억원, 영업이익 821억원 △2021년 매출 2조8725억원, 영업이익 802억원 △2022년 매출 3조1633억원, 영업이익 1475억원을 달성해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게다가 2019년 362%를 나타낸 부채비율이 △2020년 211% △2021년 223% △2022년 223%로 꾸준히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낮은 수치를 기록할수록 기업 재무구조가 안정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2019년 186억원에 머물렀던 CAPEX는 △2020년 305억원 △2021년 442억원 △2022년 3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렸다.

 

해마다 장하는 실적과 개선된 부채비율 그리고 높게 유지되는 CAPEX를 기반으로 현대로템은 주당순이익(EPS)이 △2020년 325원 △2021년 609원 △2022년 1812원을 나타냈다. 이는 2019년 EPS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EPS는 당기순이익을 유통주식수로 나눈 값을 뜻하며 1주당 얼마만큼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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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2021년 부진한 신규 수주를 기록했으나 2022년부터 견조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 철도·방산 사업의 꾸준한 성장과 첫 K2 수출이 영업이익 극대화 이끌어내 

 

현대로템 실적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철도 부문과 방산 부문 실적이 꾸준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2020년 철도 부문에서 매출 1조4519억원, 영업손실 116억원을 기록해 매출 확대와 적자폭 축소를 일궈냈다. 방산 부문은 매출 8225억원, 영업이익 796억원을 달성해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또한 기존에 확보했던 대만 철도청 전동차, 이집트 3호선 전동차 등을 제때 인도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K2 전차 2차 양산, 차륜형장갑차 3차 양산이 이뤄져 방산 부문 실적도 급상승했다.

 

2021년은 철도 사업의 선전, 방산 사업의 부진이 점철된 한 해였다.

 

현대로템은 2021년 철도 부문에서 매출 1조6755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해 매출 확대 및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거머쥐었다. 특히 철도 사업의 생산성 증가로 국내외 프로젝트 수익성도 개선돼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방산 부문은 2021년 매출액이 8965억원으로 소폭의 매출 확대가 이어졌지만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2020년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부문 실적이 다소 저조한 것은 사업 자체에 문제라기 보다는 K2전차 개조·개발 비용이 발생하는 등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로템은 2022년에는 철도 부문과 방산 부문 매출이 모두 급격하게 상승했다. 철도 부문은 매출 1조7788억원, 영업이익 207억원을 기록했으며 방산 부문은 매출 1조592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을 기록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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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분기 K2 전차의 수출이 진행됨에 따라 방산 부문 매출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2022년 8월 폴란드와 4조5000억원 규모의 K2전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에 대한 실적 반영은 같은 해 4분기부터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로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K2전차가 유럽에 수출되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2020년 10대 공급에 이어 △2023년 18대 △2024년 56대 △2025년 96대 출고가 예정돼 방산부문 수익성은 계속 좋아질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방산 제품이 한국 군(軍)에 공급되면 마진율이 좋지 않고 해외 수출이 진행 됐을 때 마진율이 높다"고 밝혔다.

 

즉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K2 전차 수출이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현대로템의 총 영업이익이 상승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키움증권은 현대로템이 △올해 매출 3조5908억원, 영업이익 2007억원 △2024년 매출 4조3680억원, 영업이익 3351억원을 기록해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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