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애플 7월 CPI에 안도, 끝나지 않는 주거비 공포에 9월 금리동결 자신 못해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살짝 밑돌면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물가상승률은 6월보다는 높았지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했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3%를 살짝 밑도는 수치다.
6월에는 CPI 증가율이 3.0%였다. 7월 CPI 증가율은 6월보다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6월 CPI 증가율이 직전 5월(4.0%)에 비해 워낙 낮았던 점을 고려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미국 CPI는 작년 6월 9.1%로 4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작년 6월 역대급 물가상승률에 놀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고강도 금리인상에 착수하면서 물가상승률은 빠르게 안정화를 찾아갔다.
다만 지금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이 정한 목표치 연2.0%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이다. 연준은 작년 6월부터 10차례 연속해서 금리를 올린뒤, 지난 6월 한 차례 금리를 동결했다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금리를 0.25%P 올렸다.
현재로선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많은 전문가들은 9월 금리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7월 물가상승률이 금리동결을 완전히 보장할 정도의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데 대해서도 동의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7%로 6월(4.8%) 대비 증가세가 약해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다. 근원 CPI는 연준이 금리결정을 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 중 하나다.
근원 CPI 중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7.7% 각각 올랐다. 주거비는 월세,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비용을 포함한 수치로 CPI에서 무려 42%를 차지한다. 주거비가 눈에 띄게 내리지 않으면 CPI 증가율의 대폭적인 둔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7월 CPI가 시장예상치를 밑돈데는 에너지 가격이 한몫했다. CPI에서 19%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물가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2.5% 하락했다. 특히 소비량이 많은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20.3% 폭락했다.
중고차 가격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월대비로는 1.3%, 전년대비로는 5.6% 감소했다.
투자자문사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스의 로라 로즈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7월 CPI 상승률은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역전됐음을 가리킨다고 볼 수 없다"며 "전월 대비 0.2% 상승률은 연준이 보고 싶어 하는 완만한 인플레이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진단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CPI가 시장예상치를 살짝 밑돌았다는 소식에 다우지수, 스태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 그리고 나스닥 지수 모두 상승세로 출발했다. 테슬라가 모처럼 상승세로 전환했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 등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