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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가 일군 ‘1등 금융그룹’···KB금융 차기 회장 어깨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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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8.10 07:26 ㅣ 수정 : 2023.08.10 09:15

KB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 6명으로 압축
내부 4명 vs 외부 2명 구도···9월 초 결판나
윤종규 회장 재임 중 KB금융 순이익 3배↑
성장성 지속할 회장 뽑아야···부담 커질 듯
비은행·내부통제 강화·디지털 전환 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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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KB금융그룹]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하면서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그룹 부회장단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 출신이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외부 후보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지도 주목된다. 

 

윤종규 현 회장이 9년이라는 재임 기간 KB금융을 ‘1등 금융그룹’으로 만든 만큼, 후임자 어깨는 상당히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한 체질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디지털 전략 등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숏리스트(2차 후보군)로 양종희·이동철·허인 KB금융 부회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를 비롯해 2명의 외부 후보까지 총 6명을 선정했다. 

 

금융권에선 내부 후보 4명의 강세를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외부 후보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 회추위는 당사자 의견에 따라 외부 후보를 비공개했는데, 2차 숏리스트(3명)까지 포함되면 명단을 공개하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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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 뉴스투데이 DB]

 

■ 윤종규 회장 재임 기간 순익 3배 성장···‘5조 클럽’ 이끌 차기 회장은 

 

국내 1등 금융그룹인 KB금융 수장 교체에 금융권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KB금융은 그동안 최대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과 ‘리딩금융’을 뺏고 뺏기는 구도로 흘러갔는데, 최근 다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윤종규 현 회장 체제에서 KB금융의 성장도 가속했다는 평가다. 윤 회장이 취임한 2014년 KB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1조4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4조4133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회장은 일명 ‘KB 사태’ 진화를 시작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사업 다각화 등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챙겼다고 호평 받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화려한 이력만큼 워낙 독보적 인물이다 보니 KB금융에는 큰 자산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회장은 조직의 변화를 위해 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용퇴하기로 했다. 윤 회장이 일군 경영 성과가 워낙 뚜렷하다보니 차기 회장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5조 클럽’에 진입할 KB금융의 성장 지속성을 높일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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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 허인 KB금융그룹 부회장, 이동철 KB금융그룹 부회장, 양종희 KB금융그룹 부회장, 박정림 KB금융그룹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사). [사진=KB금융그룹]

 

■ 비은행·내부통제·디지털···KB금융 차기 회장 ‘진두지휘’ 분야 산적 

 

금융그룹 회장은 은행·증권·카드·보험 등의 계열사를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인 만큼 사업성 측면에서 더 높은 혜안을 요구받는다. 금융권에서 KB금융이 위치한 지위를 봐도 선제적 경영 성과 창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먼저 최근 금융권 화두인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과제로 지목된다. 은행에 쏠린 수익 구조를 비(非)은행으로 분산시켜 지속성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 KB금융의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은 62%로 △신한금융(64%) △하나금융(91%) △우리금융(96%)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KB금융은 경쟁사 대비 비은행 계열사들이 힘을 써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선 그룹 차원의 차별화 전략 확충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비중을 6:4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그룹 전체 순이익을 높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내부통제 고도화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는 윤종규 현 회장 뿐 아니라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경영 사안 중 하나다. 금융사는 고객의 신뢰가 생명인 만큼 내부통제 강화로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KB금융 차기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도 이끌게 된다. 그동안 KB금융은 ‘넘버원 플랫폼’을 내세워 디지털 경쟁력을 키워왔다. 그룹 전체 플랫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 상반기 2434만명으로 1년 전(1898만명) 대비 28.2% 늘어났다. 이는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윤종규 회장 체제에서 KB금융이 설정한 ‘글로벌 사업·수익 비중 40%’ 목표는 계승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현재 동남아를 중심으로 1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데, 영업 기반 안정화와 수익성 제고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KB금융 회추위는 숏리스트에 선정된 6명의 후보에 대해 “국내 최고 수준의 금융그룹 회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업무 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등을 종합했을 때 모두 ‘회장 자격 요건’에 부합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KB금융은 부회장단 3명의 총괄 분야를 순환하는 등 일찌감치 경영 승계 작업 작업에 돌입했다. 개인고객·자산관리(WM)와 글로벌·보험, 디지털·IT 등을 골고루 이끌게 하면서 회장직 수행 역량을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모두 KB금융의 주력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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