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 결정···“미래·변화 위해 바톤 넘길 때”
최근 KB금융 회추위원들에 연임 나서지 않겠다 전해
KB 사태 수습·순이익 3배 성장 등 뚜렷한 경영 성과
세대교체 위한 용퇴··“역량 있는 후임 회장 선임되길”
이달 숏리스트 정하고 9월 8일 최종 후보 선정 예정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9년의 임기를 끝으로 용퇴한다.
윤 회장은 조직 안정화와 임기 내 순이익 3배 성장 등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았지만 KB금융의 ‘변화’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게 7일 KB금융의 설명이다.
KB금융에 따르면 지난 6일 윤 회장은 최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들에게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됐다”며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취임해 2017년과 2020년 잇따라 연임에 성공하면서 만으로 9년째 KB금융을 이끌고 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하면서 일명 ‘KB 사태’ 내분과 혼란을 수습했고,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리딩금융그룹에 이르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은 2017년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2021년 4조4096억원, 2022는 4조1217억원 등 2년 연속 4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윤 회장이 KB금융 회장에 오른 2014년의 당기순이익 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8년 사이 3배 넘게 성장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금융권에선 윤 회장이 이 같은 경영 실적에 힘입어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세대 교체 차원에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뤘기에 이젠 그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 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됐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30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내·외부 후보 총 20명을 대상으로 오는 8일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대상으로 한 1차 숏리스트(2차 후보군)를 선정한 뒤, 29일 2차 숏리스트로 3명을 압축할 예정이다.
용퇴 의사를 밝힌 윤 회장은 자연스럽게 롱리스트에서 제외된다. KB금융 회추위는 오는 9월 8일 2차 숏리스트에 대한 심층 평가와 투표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한다. 최종 후보자는 오는 11월 20일 열리는 KB금융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김 위원장은 “윤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이자 존경받는 리더 중 한 명”이라며 “그가 이사회에 보여준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존중하는 모습은 KB 지배구조의 틀을 만드는 기회가 됐고 미래의 CEO에게도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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