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올해 3분기에 휘파람 부는 이유는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항공업계 '맏형' 대한항공이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2분기는 방학이나 휴가 등 여행 특수가 없어 전통적인 항공업계 비수기다. 이에 따라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로 여행 수요가 이어져 올해는 예년과 다를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모아지고 있다.
예상은 적중했다. 대한항공은 빠른 여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 대한항공, 화물 사업에서 난 구멍 여객 사업으로 메워
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액 3조5354억원, 영업이익 4680억원, 당기순이익 3715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6%, 18%씩 감소했다.
올해 2분기에는 여객 사업 성장세가 돋보였다. 2분기 영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2조221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여객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올해 1분기와 비교해 항공편 공급을 20% 늘린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2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9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나 줄었다. 여객이 빠르게 정상화되며 여객기 하부 화물칸(Belly Cargo) 공급 증가와 항공 화물 수요 감소에 따른 운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한항공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에 여객은 날고 화물은 꺾인 셈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출입국이 통제돼 여객 수요는 줄었지만 화물은 물동량 증가로 황금기를 만끽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작용하지 않은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여객 사업 매출 1조9456억원, 화물 사업 매출 6299억을 기록한 2019년 2분기와 비교할 때 올해 2분기 실적은 여객과 화물 모두 높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화물 사업이 부진을 겪고있기 보다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정상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현충일 등 분기 연휴 및 휴가철 수요에 힘입어 여객 수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여객 정상화가 가속화되며 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이 늘어났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화물수요가 감소했다”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글로벌 항공화물 공급은 2% 늘고 수요는 6% 줄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공급은 7% 늘고 수요는 13%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급 불균형 심화로 화물 시장 운임이 하락했지만 지역별 수요 예측과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 항공업계 2분기에 날았다면 3분기에 고공행진 펼치나
한편 대한항공 이외에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항공사는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유일하다.
티웨이항공 역시 노선 확장과 수송객 숫자 증가로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 2861억원과 영업이익 19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 상반기 전체 누적 매출은 6449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1023억원으로 상반기 누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등 LCC 실적도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 실적을 기반으로 남은 항공사도 올해 2분기 여객 사업이 호조를 보여 실적호조를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무게를 실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계 2분기 실적 개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업계 최대 성수기는 여름방학과 본격적인 휴가철이 맞물려 있는 3분기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2분기에는 항공업계 공통적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터지며 실적이 좋았는데 3분기에도 역대급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점차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되고 있어 3분기를 기점으로 경쟁구도가 더욱 치열해져 ’옥석 가리기‘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가 시즌, 9월 말 추석 연휴 등 하계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여객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관광 노선 중심의 부정기를 늘리면 수익은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화물 사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중국 경제 회복 지연, 하계휴가 영향 등으로 여전히 전망이 어둡다”며 “반도체 재고 소진,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견조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화물 사업이 일부 회복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