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각 150%, 200% 오른 테슬라 엔비디아 동반하락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연방준비제도(연준)이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금리 추가인상을 시사하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보고를 앞두고 공개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며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매파적 입장을 내놨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작년 중반 이후 어느 정도 누그러졌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을 2%로 다시 낮추기 위한 과정은 갈 길이 멀다”며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설명하면서 “거의 모든 FOMC 위원은 올해 말까지 금리를 어느 정도 더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금리 추가인상에 대해 연준 위원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작년 6월부터 10차례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렸다가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연준이 상당기간 현행 금리수준을 유지하거나 연말쯤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날 파월 의장이 매파적 입장이 알려지면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오히려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또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7월을 포함해서 연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입장도 입장이지만, 뉴욕증시가 그동안 별다른 조정없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도 시장의 경계심리를 키우고 있다.
때맞춰 시장의 주도주로 떠올랐던 테슬라는 바클레이즈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유지’로 하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5% 이상 떨어졌고,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덩치 큰 빅테크주들이 줄줄이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 5월이후 주가가 50%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올들어 주가상승률이 150%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테슬라의 이같은 상승 배경에는 테슬라 판매량이 증가한데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기 규격을 채택하는 전기차업체들이 속출하면서 본격적인 테슬라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자동차 정보업체 카스닷컴이 선정하는 연례 미국산 자동차 랭킹에서 테슬라는 1위부터 4위까지 휩쓸며 건재를 과시했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카스닷컴 순위에서 테슬라는 1위를 차지한 모델 Y를 필두로, 모델3, 모델X, 모델S가 2~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주가가 급등하자 주가상승률이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는 경계심리도 커지고 있었다. 바클레이즈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것은 울고 싶던 차에 뺨을 때린 격이나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미국 반도체업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 역시 챗GPT를 비롯한 AI(인공지능) 절대강자라는 인식과 함께 올들어 주가가 200% 가량 오른 점이 경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30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00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 20일 장중 439달러를 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서며 425달러 선에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