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상품엔 ‘재미’가 없네”···상장 전 차별화 전략 과제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6.16 06:39 ㅣ 수정 : 2023.06.16 06:39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격차 확대...토스뱅크 맹추격
IPO 재추진 검토, 금융상품 차별화 전략 필요성 대두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사진=케이뱅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의 차별화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사인 카카오·토스뱅크가 다양한 재미요소를 접목한 금융상품 출시로 흥행하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혁신 부재로 주가가 급락한 카카오뱅크 사례를 봤을 때 기업공개(IPO) 재추진에 나선 케이뱅크의 차별화 필요성은 더 커진다. 중저신용(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건전성 관리에서 나아가 혁신성을 재확인해야 시장 평가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고객 수는 카카오뱅크가 2118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뱅크 871만명, 토스뱅크 607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케이·카카오뱅크는 2017년 4월과 7월에 출범했고,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영업을 개시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맏형으로 꼽혀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는데, 출범이 4년이나 늦은 토스뱅크 추격을 따돌리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수신 잔액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40조2000억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토스뱅크가 22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16조6400억원으로 인터넷전문은행 가장 적은 규모다. 

 

여신 잔액에서는 카카오뱅크(29조3000억원)에 이어 케이뱅크(11조94000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토스뱅크(9조3000억원) 대비 약 2조6400억원 정도 많은 규모다. 다만 출범 시점 차이와 토스뱅크의 성장세를 봤을 때 추월 가능성도 잔존해 있다. 

 

출범이 가장 빠른 케이뱅크는 경쟁사 대비 탄탄한 여·수신 라인업을 갖췄고, 금리 경쟁력도 보유했다. 다만 영업 규모가 눈에 띄게 성장하는 흐름은 아니다. 시장에선 케이뱅크의 금융 상품이 경쟁사 대비 특색을 가지지 못한 게 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략하고 있는 건 상품의 재미요소다. 돈만 넣고 빼는 딱딱한 금융 거래보다 고객층의 니즈(Needs)를 반영한 상품 설계로 관심도 제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의 ‘미니(mini)’나 토스뱅크의 ‘굴비 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케이뱅크도 수시입출금식통장(파킹통장)이나 도전(챌린지)형 적금 상품 등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보다 한 발 늦거나, 시중은행에 유사 상품이 있는 경우가 많다. 대신 케이뱅크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상품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신용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상품도 뚜렷한 특징은 없다. 한도 조회와 대출 실행까지의 편의성·신속성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가진 공통 장점이다. 여신 시장에서도 케이뱅크가 내세우는 무기는 금리다. 

 

여기에 카카오뱅크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한 극강의 접근성을 가지고 있고, 토스뱅크는 신선한 발상의 금융 상품 출시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플랫폼이나 상품 측면에서 경쟁사 고객을 뺏어올 유인 자체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비대면은 모든 인터넷전문은행이 제공하는 강점혁신 부재이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에 혁신성을 가미해야 성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케이뱅크가 업비트를 통해 많이 크긴 했지만 점프업을 하려면 차별화된 요소를 통한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차별화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안고 가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히는 만큼, 그동안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한 케이뱅크의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중단했던 IPO를 조만간 재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8월 6일 인터넷전문은행 중 처음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뱅크 주가는 6만9800원으로 시작해 같은 달 19일 9만2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2만5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시장에선 카카오뱅크 혁신 부재 평가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회복에 맞춰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몸값이나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뱅크 사례처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부진에 빠질 우려가 있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중 ‘모임통장’ 출시로 수신 라인업을 늘릴 예정이다. 모임통장은 고객 확보는 물론 연계 금융까지 노릴 수 있지만 카카오·토스뱅크가 이미 진출해 있다. 여신 상품 중에서는 오토론 출시로 자동차 금융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한 관계자는 “앞서 케이뱅크는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최초로 출시했고 고정금리 전세대출도 유일하게 운영 중”이라며 “안정적으로 여·수신을 늘리려는 성장 전략의 차이다. IPO는 시장 상황을 보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