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경영 선언 30주년 (하)] 이재용 회장표 신경영 30년 청사진은 '초격차 삼성'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6.10 05:00 ㅣ 수정 : 2023.06.12 08:16

이재용 회장, 절대적 기술 우위와 혁신으로 '기술 초격차' 임무 맡아
이 회장, 반도체 외에 바이오· 통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
반도체 초격차, 삼성전자 핵심축...지난해 투자비 90% 차지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매출 3조원 '기염'
이재용 회장, 방미 기간 미국 바이오업계 최고경영자 만나 협력 모색
바이오 산업, '제2의 반도체'로 발돋움...삼성 미래성장 '지렛대' 역할
삼성, 이 회장 주도로 세계 첫 5G 상용화...6G 주도권 확보 잰걸음
세계 반도체 시장 70% 차지하는 비메모리 시장 개척도 남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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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속에서 그룹의 맏형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으로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으며 2분기는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수선한 경영환경 가운데 삼성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7일 30주년을 맞았다. 저성장과 내수부진, 고물가 등 위기 속에서 이뤄진 신경영 선언은 삼성이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결정적 발판이 됐다. 현재 삼성의 위기는 신경영 선언 당시와 너무 닮아 있다. 뉴스투데이는 삼성의 신경영 선언 30년사(史)를 되돌아보고 위기 돌파가 절실한 삼성과 이재용 회장에 기대하는 ‘제2 신경영’ 전략 점검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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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멕시코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삼성]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신경영 선언 30주년 당일이던 지난 7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과거에는 기념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복합 위기에 따른 어수선한 경영환경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여론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끄는 앞으로의 30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밑거름 삼아 당면한 글로벌 복합 위기를 이재용 회장이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주목한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질(質)적 성장을 통해 이룬 ‘글로벌 삼성’ 자리를 이재용 회장이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 기술 우위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초격차(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 격차) 삼성’을 달성하는 것이 앞으로 이재용 회장이 새롭게 써 내려가야 할 삼성의 성공신화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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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6월 14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다. [사진 = 삼성]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차세대 먹거리를 통한 초격차 삼성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가 주목하는 미래먹거리는 반도체, 바이오, 통신 등이다. 

 

그 가운데 특히 반도체는 글로벌 삼성 성장 과정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전 세계 최초로 64M D램으로 당시 업계 선두주자였던 일본을 꺾고 이듬해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범접할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며 이건희 선대회장은 반도체를 삼성전자의 중심 사업으로 키워나갔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 역시 반도체가 삼성전자 핵심축으로 여기고 투자에 거침이 없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삼성전자가 투자한 시설 투자비 53조1000억원 가운데 약 90%인 47조9000억원이 반도체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끝 모를 반도체 업계 불황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반도체 사업이 시작된 경기도 용인시 기흥 반도체 사업장 유휴 부지에는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기공식을 시작으로 공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삼성전자는 약 2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 2월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미래 수요에 대비한 반도체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차입금으로 20조원을 빌렸다.

 

삼성의 이러한 행보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재용 회장의 경영 철학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복권된 이후 가장 먼저 반도체 사업을 챙긴 그는 “차세대는 물론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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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남을 가졌다. [사진 = 삼성]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만큼이 힘주고 있는 사업은 바이오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생전 ‘제약·바이오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재용 회장은 일찍부터 바이오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키우며 애정을 보여왔다. 

 

삼성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산업을 선정하고 이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를 설립해 발빠르게 바이오산업을 본격화 했다. 

 

삼바는 2017년, 창사 7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반기 매출이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한 후 연간 매출액 3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매출 3조원 벽을 무너뜨린 곳이 삼바가 최초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에 대한 이재용 회장의 애정은 최근에도 목도됐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한 이재용 회장은 공식 순방 일정이 마무리 된 이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남아 사업을 챙겼다.

 

그는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 미국 바이오 업계 최고경영자들과 잇따라 만났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협업을 한층 강화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재용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 바이오 사업이 빅파마(Big Pharma, 제약 및 바이오의약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와 협업을 확대하고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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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삼성 6G 포럼(Samsung 6G Forum)’에서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승현준 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차세대 통신 부문 또한 이재용 회장이 챙기는 삼성의 대표 미래먹거리다. 이재용 회장은 2011년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연구 전담 조직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 조직’ 설립을 지시하는 등 삼성의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에 직접 관여해 왔다. 

 

이재용 회장의 주도 하에 세계 첫 5G 상용화를 이끌어낸 삼성은 6G 주도권 확보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초광대역, 초저지연, 초지능, 초공간화 특성을 갖춘 6G는 원격수술, 완전 자율주행차, 플라잉카 등 고도화된 융합서비스의 대중화를 기대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6G 기술 비전으로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을 수립하고 △초실감 확장 현실(Truly Immersive XR)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High-Fidelity Mobile Hologram) △디지털 복제(Digital Replica) 등 최첨단 서비스를 추구하며 기술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6G와 AI(인공지능)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상호 관련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6G 표준화와 기술 생태계 구축도 주도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삼성은 가전, 스마트폰, 반도체, 통신장비 등 4개 핵심축으로 굴러가고 있고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를 키우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이건희 선대회장 역할이 컸다”며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은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구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 소득 3만달러(약 3900만원)이 넘어가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져 삼성이 국민 소득 성장에 맞춰 생명·바이오 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며 "이제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키워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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