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거세지는 사정 압박…‘김남국發 외풍’에 유통량 의혹 재점화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를 둘러싼 연이은 의혹으로 검찰 사정권 인에 들어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채희만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지난달 31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 목적은 가상자산 위믹스의 발행과 유통 내역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앞서 위믹스 투자자 20여명은 지난달 11일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를 사기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투자자들은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발행·판매하는 과정에서 유통량에 대한 고의적인 허위 사실로 투자자들을 속여 큰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번 검찰의 거래소 압수수색은 위믹스의 유통량 사기 의혹과 관련된 수사로 알려졌다.
앞서 위믹스는 유통량 허위 공시를 이유로 국내 원화 거래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업비트 등 국내 원화 거래소가 소속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위메이드가 애초 공시했던 계획보다 더 많은 물량을 시장에 유통했다며 지난해 11월 거래중단 처분을 내렸다. 위메이드는 이 결정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위믹스는 지난해 12월 업비트·빗썸·코인원에서 모두 거래 지원이 중단됐다. 이후 올해 2월 코인원에 재상장됐지만 다른 원화 거래소의 거래 지원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위믹스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가장 많이 보유해 논란이된 코인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김 의원 코인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번 거래소 압수수색이 김 의원 의혹과 별개로 진행된다는 입장이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김 의원 관련 수사로 확대 진행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김 의원은 한때 위믹스 코인을 약 85여만 개(약 60억원)까지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의원이 코인을 보유하게 된 과정과 배경에 위법한 내용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초과 발행된 위믹스 코인이 김 의원에게 무상으로 건너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정치권과 검찰은 김 의원이 위메이드 등 코인 발행사로부터 얻은 미공개 정보를 코인 거래에 활용했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관련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합법화를 위해 국회의원 등을 상대로 ‘입법 로비’를 벌인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위메이드가 김 의원이 다량의 위믹스를 보관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주요 투자자였다는 점이 이 같은 의혹을 키우기도 했다. 김 의원이 빗썸의 전자지갑에서 보유 중이던 위믹스는 지난해 1~2월 업비트로 유입됐다. 업비트는 이를 비정상적인 거래라 보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한 반면 빗썸은 이상거래 내역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21년 빗썸 최대주주인 비덴트에 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300억원의 전환사채(CB) 등 총 800억원을 투자해 17%의 지분을 확보, 비덴트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빗썸의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위메이드와 김남국 의원 간 정보 교류 또는 코인 무상 지급 등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위메이드는 빗썸은 물론 김 의원 가상자산 거래 연관성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15일 장현국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김 의원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당시 위메이드는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가짜 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고, 민·형사상 모든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9일 국민의힘 진상조사단 방문 당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김 의원에 대한 무상 지급 의혹은 물론 빗썸과의 관계 등에 대해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당시 장 대표는 빗썸 사내이사 재직 당시 “김 의원의 위믹스 거래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무상 지급 의혹에 대해서도 “재단이 보유한 물량은 저희가 파악하고 있고, 특정 개인은 물론 위믹스 팀 멤버들에게도 위믹스를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메이드 관계자는 이번 유통량 사기 의혹 관련 수사에 대해 “수사 결과를 지켜 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