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소부장·XR'…6월 10개사 코스닥 IPO 도전장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6월 기업공개(IPO) 시장에 10개의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IPO 단골손님 소부장(소재·부품·장비)부터 비교적 생소한 확장현실(XR), 바이오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연초부터 소위 '대어급'이 없이 중소형 위주의 IPO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달도 마찬가지로 예상 시가총액이 3000억원 미만인 기업들로만 구성돼 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는 리츠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 이달 마수걸이 IPO…프로테옴텍·파로스아이바이오 출격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IPO 일정을 진행하는 기업은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필에너지 △시큐센 △알멕 △파로스아이바이오 △오픈놀 △버넥트 △에이엘티 △이노시뮬레이션 등 10곳이다.
이달 가장 먼저 일정을 시작하는 큐라티스를 필두로 프로테옴텍과 파로스아이바이오 등 총 3곳의 바이오 기업이 IPO를 실시할 예정이다.
결핵 백신 개발 전문 기업 큐라티스는 차세대 메신저리보핵산(mRN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을 주력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앞서 큐라티스는 지난달 30~31일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조만간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5~7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6500~8000원이며, 밴드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150억원이다. 공모금액은 임상개발자금과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다른 바이오기업 프로테옴텍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테옴텍은 알레르기 진단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의료기기 제조업체로, 다중진단 키트 '프로티아 알러지 Q-128M' 등을 개발하는 등 면역진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테옴텍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하며 이달 7~8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앞서 프로테옴텍은 희망 공모가 범위를 기존 7500~9000원에서 한 차례 낮춰 5400~660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수정 후 예상 시가총액은 밴드 최상단 기준 892억원으로 예상되며, 공모자금은 생산시설 확충과 신규제품 연구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도 바이오 기업으로써 이달 IPO를 준비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와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신약 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오는 13~14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어 20~2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쩡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파로스아이바이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4000~1만8000원으로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351억원 수준이다.
■ 'IPO 단골' 소부장 대기 중…2차전지·반도체·전기차 분야 다양
2차전지와 반도체,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의 소부장 기업 3곳도 IPO 시장에 발을 디뎠다.
필에너지는 2차전지 생산의 핵심 설비인 '스태킹' 장비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앞서 삼성SDI와 관련 장비에 대한 공동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후 안정적으로 양산 중이다.
오는 13~14일 기관 수요예측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뒤 10~20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6300~3만원으로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824억원이다. 공모 자금은 레이저 노칭 설비 고도화 등 연구개발과 전용공장 설립 등 시설투자, 인력 충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알루미늄 압출 소재·부품 전문 기업 알멕은 대우 그룹 관계사 시절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한 이후 현재까지도 전기차 관련 알루미늄 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알멕은 이달 14~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어 20~21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로 4만~4만5000원을 제시했으며, 예상 시가총액은 밴드 최상단 기준 2325억원이다. 공모액은 신규 수주 사업을 위한 생산 시설 확장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소부장 기업 에이엘티도 이달 IPO에 나선다. 에이엘티는 전방위 산업에 적용되는 고성능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후공정 테스트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기관 수요예측 일정은 오는 20~21일이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26~27일이다. 상장 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에이엘티는 희망 공모가 범위로 1만6700~2만500원을 제시했으며, 밴드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 1740억원 수준이다.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을 통해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 '생소한 산업' 확장현실 두 곳 출격…버넥트·이노시뮬레이션
확장현실(XR) 기술을 다루는 기업 두 곳도 IPO 시장에 등장했다.
확장현실이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기술을 망라하는 용어로, 사용자에게 경험과 몰입감을 제공하고 확장된 현실을 창조하는 초실감형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버넥트는 자체 개발 기술로 만든 산업용 X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버넥트 XR 솔루션은 원격협업과 콘텐츠 제작 및 적용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삼성이나 SK 등 대기업 계열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는 19~20일 이틀간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이어 26~27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로 1만1500~1만3600원을 제시했으며, 상단 기준 예상 시총은 1433억원 수준이다. 이번 공모액을 통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기술 사업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터와 XR 가상훈련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트윈(물리적인 물체 및 시스템을 디지털로 표현한 것) 기반의 XR 시뮬레이션 핵심 기술을 통해 가상·증강현실 솔루션을 개발했다.
앞서 이노시뮬레이션은 지난달 26일 정정 신고서를 제출해 공모 일정을 3주가량 연기했다. 이에 기관 수요예측 일정은 기존 지난달 30~31일에서 이달 21~22일로 연기됐다. 일반 청약은 27~28일에 진행될 예정이며, 주관사는 하나증권이 맡았다.
공모 일정은 미뤄졌으나 희망 공모가 밴드는 기존에 제시한 1만3000~1만5000원을 유지했다. 최상단 기준 시총은 1173억원 수준이다.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고도화 개발과 스마트 트레이닝 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 보안플랫폼 '시큐센'·미니인턴 '오픈놀' 출격 준비…예상 시총 200억원대
AI 기반 바이오인증 및 보안 플랫폼 전문기업 시큐센은 디지털금융서비스와 보안 솔루션 및 컨설팅 서비스 등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시큐센은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기존 기관 수요예측은 오는 7~8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6일 계획을 연기하면서 최종적으로 14~15일 양일간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오는 20~21일 실시할 예정이며,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시큐센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2000~2400원으로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76억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시설투자와 운영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오픈놀은 진로와 채용, 창업 교육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구인구직 온·오프라인 매칭 플랫폼 '미니인턴'을 서비스하고 있다.
오픈놀도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정을 한 차례 연기했다. 이에 기관 수요예측은 오는 14~15일, 일반 청약은 21~22일에 실시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1000~1만35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최상단 기준 238억원 수준이다. 이상장 이후에는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해 미니인턴 서비스 등의 알고리즘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 올해 상반기 34개사 모두 '코스닥行'…가격제한폭 확대 적용 여파 주목
이달 IPO 시장에서도 대어급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계획이 차질없이 모두 진행된다면 리츠를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 IPO를 진행한 기업 34개사 모두 코스닥 상장사가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시장에 불안 요소가 있는 만큼 덩치가 큰 기업들보다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중소형 기업들이 유리한 환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만한 대어급 및 중견기업의 IPO 추진이 재개될 시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증시 불안 우려가 여전하고, 여유 자금 조달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대어급 종목은 기피하고 중소형주 중심으로 성공적인 IPO를 찾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이 ‘좋다’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상장 기업의 개수가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후 수익률이 잘 나오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시장은 기업들 입장에서 좋은 환경은 아니다”며 “작년에 비해 IPO 시장이 아주 좋다기보다는 회복세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부터 신규 상장되는 기업의 첫날 가격제한폭이 대폭 확대되면서 새내기주들의 주가 향방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신규상장일 당일 시초가 교란행위를 방지하고 신속한 균형가격 발견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기존에는 공모가의 90~200%내에서 호가를 접수했으며, 가격 제한폭은 기존 상장 종목과 마찬가지로 시가 기준 상하한 30% 수준이었다. 이를 공모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63~260% 수준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공모주의 업사이드(상승 여력)가 확대되면서 청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수 있다"며 "다만 공모주의 하단이 깊어졌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