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31일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 7월 평년 대비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동차·일반보험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엘니뇨 현상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과 비교해 섭씨 0.5도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전체 지구의 온도가 0.2도 상승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나타난다. 올해 5~7월 사이에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섭씨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 폭우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경우 엘니뇨 발달 시기 여름철에는 남부 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진다. 기상청의 올해 6~8월 전국 날씨 전망을 살펴보면 6월과 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상기후로 인한 자동차·일반보험 관련 사고율 상승과 침수 피해 발생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일반모형(BBA) 손익에 얹혀지는 보험료배분접근법(PAA) 손익의 특성을 감안하면 과거 대비 손익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과거 폭우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재보험 가입에 따라 각 보험사별 손익 영향은 200억원 내외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이 이달 18일 보험사들에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관련 초안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보험금 산출과 갱신보험료 가정에 관련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주요 내용은 △과거 5년치 경험통계 기반 미래 5년치 보험금 상승 추정, 미후 10년간 건강보험 의료비 상승률(10년 평균 7.3%) 반영 △목표손해율 100% 도달 기간 최소 15년 등이다.
임 연구원은 "손보사 대부분의 목표손해율 도달 기간이 7~10년, 최대 15년의 가정을 활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기준"이라며 "금감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는 실손보험 뿐만 아니라 저해지·무해지 계약의 해지율 가정도 포함됐던 점을 고려하면 추후 해약율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또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보험업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그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해 각 회사별 비교 가능성과 보유계약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과 이를 기반으로한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접근해왔으나,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순기능보다는 변동성과 혼란이 부각되는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임 연구원은 보험업권 최선호주로 메리츠금융지주를 제시했다. 그는 "슈퍼 엘니뇨 현상에도 자동차·일반보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메리츠화재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며 "보험손익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증권손익으로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