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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24) 필리핀 아닐라오 2-3, 피터 드러커를 생각나게 만든 리본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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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05.18 14:55 ㅣ 수정 : 2023.05.18 14:55

리본장어와 같은 새로운 녀석을 발견하고 느끼는 작은 희열....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不亦說乎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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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장어 (소형 곰치의 한 종류) / 최환종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다음 다이빙 포인트는 몬테칼로 포인트. 김경우 강사의 말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거북이 가족이 살고 있어서 거북이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지난 2월에 큰 거북이를 만난 곳도 여기였다.

 

몬테칼로 포인트에서의 다이빙 시간은 38분. 최대수심 21.3 m(평균 수심 10.3 m), 수온은 26도로 다이빙하기에는 쾌적한 온도였다. 다만 수정 시정이 나빠서 비교적 원거리에 있는 물체는 관찰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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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에 보았던 황금색 곰치(왼쪽)와 정원 장어(Garden eel, 꼬리를 모래구멍에 넣은 상태에서 머리와 몸을 밖으로 길게 빼고 살아감) / 최환종

 

바닥쪽으로 하강하다가 산호 틈에 있는 물체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버려진 파란색 고무 밧줄 내지는 꽁치 같은 수중 생물인 것으로 생각했다. 다가가서 보니 머리 부분을 밖으로 내놓고 있는 수중 생물이었다. 처음 보는 녀석이라 촬영을 했다(위 사진).

 

이 녀석의 이름은 ‘리본 장어’로서 그동안 수중에서 못보았던 녀석이다. 물속에서 사진을 촬영하면서 이 녀석의 생김새가 정원 장어(Garedn eel)도 닮았고(굵기가 얇은 몸통을 모래 속에 숨기고 있으니), 머리는 곰치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이빙을 마치고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 이 녀석이 ‘리본 장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의 생각이 절반은 맞았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리본장어는 소형 곰치의 한 종류로써, 리본처럼 화려하고 리본의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로 태평양이나 인도양에 살면서, 모래나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먹이를 낚아챈다고 하며, 이 녀석은 자라면서 2번 성별이 바뀌는데, 이에 따라 몸의 색깔도 바뀐다고 한다.

 

모두 수컷으로 태어나지만 성장하면서 암컷으로 변하는데, 번식이 가능한 나이가 되었을 때 검은색이었던 몸이 파란색이 되며(사진에 있는 녀석은 번식이 가능한 수컷이란 얘기다), 시간이 더 지나 암컷으로 성전환할 때 몸이 노란색으로 바뀌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지느러미의 색상은 평생 노란색을 유지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인간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대로 하면 필자는 평생 늙지 않을 것 같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다이빙을 하면서 물속에서 늘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니. 그리고 필자는 ‘리본 장어’와 같이 새로운 녀석을 발견하고 이름을 알게 될 때마다 작은 희열을 느낀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不亦說乎兒)!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아래 사진에서 흑점 꺼끌복은 검은색 점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예쁜 녀석은 아니지만 사진 촬영하기에는 비교적 편한 녀석이다. 수중에서 움직이는 속도가 다른 물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고 몸체가 비교적 크기 때문에 피사체로는 적당하다.

 

반면에 깃대돔은 물속에서의 행동이 무척 빨라서 제대로 촬영하기가 힘들다. 여러번의 시도 끝에 위와 같이 가까이에서 촬영할 수 있었는데, 몇 번이나 가까이에서 촬영하기를 실패하다가 녀석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예상되는 이동 경로상에서 셔터를 여러번 누른 후에야 위와 같이 가까운 거리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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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점 꺼끌복깃대돔 / 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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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돔 / 최환종

 

한편, 다이빙을 하면서 착용하고 있는 BCD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꼈다. BCD가 몸에 적당히 밀착되어 있어야 행동하기가 편한데, 등에 있는 공기통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가끔 등을 치고 있었다. 공기통을 고정하고 있는 벨트가 풀어졌나 하고 만져보니 그렇지는 않았고, BCD의 앞쪽에 있는 조임 벨트를 최대한으로 조였는데도 BCD가 몸에 밀착되지 않았다.

 

최근 1~2년 사이에 체중이 많이 빠졌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보트 위에서 BCD에 공기를 가득 넣었을 때는 BCD가 팽창해 있는 상태이므로 몸에 밀착하지만, 수심 깊이 내려가면서 BCD의 공기를 빼게 되고, 필자의 몸 또한 수압으로 인하여 조금은 부피가 줄게 되므로 BCD와 몸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생길 수는 있는데, 공기통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등을 치는 느낌은 좋은 현상은 아니었다.

 

공기통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수중에서 균형을 잡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빙을 마치고 김강사와 얘기하다가 BCD 얘기가 나왔는데, 김강사 역시 나의 행동을 보면서 BCD가 몸 위에서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며 BCD를 교체해야 하는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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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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