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22) 필리핀 아닐라오 2-1, 코랄 가든에서 Wall diving을 즐겨
오랫만에 겨울골프를 하다 생각난 필리핀 바다, 스쿠버 다이빙 스케줄을 구상해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지난 2월, 필리핀 아닐라오에서의 다이빙 이후 서울에 와서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서 바쁘게 지냈다.
3월부터 시작하는 대학원 강의 준비도 해야 하고, 스쿠바 다이빙 칼럼이나 안보 분야 칼럼도 작성하고, 지인들과 가끔 운동도 하는 등 공사다망한 일과가 계속되었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맡게 된 모(某) 안보 연구지의 편집 업무는 대학원 강의 준비와 더불어 필자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다.
스트레스가 쌓이던 3월의 어느 쌀쌀한 날에 지인과 골프를 하게 되었다. 한동안 겨울 골프를 하지 않았기에 3월이면 필드의 잔디가 녹색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필드의 잔디는 아직 누런 색깔이었다.
생각해보니 필드의 잔디가 녹색이 되려면 4월 말이나 5월 초는 될텐데. 필자는 몇 년전 겨울 초반에 허리를 삐끗한 다음부터는 겨울 운동을 극히 조심한다. 조심하는 정도가 아니라 날씨가 추울 때 골프는 일체 금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언제쯤 필드의 잔디가 녹색이 되는지도 잊었던 것 같다.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던 차에 골프를 하면서 갑자기 필리핀의 바다가 생각났다. 다소 덥지만 깨끗하고 파란 하늘과 바다 거북이가 있는 아닐라오. 스트레스 해소에는 스쿠버 다이빙이 최고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 다이빙 스케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스케줄을 검토하고 조정한 결과 4월 중순 이후가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이번 다이빙 여행에서는 이전과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첫째는 지난번 다이빙을 마치고 서울로 올 때 필자의 다이빙 장비를 다이빙 리조트에 맡겨 놓고 왔기 때문에 이번에 갈 때는 여행 가방이 아주 간편해졌다는 것, 둘째는 카메라 외부 프레임과 수중 랜턴을 새로 구매한 것, 셋째는 수중 카메라 배터리의 충전기를 구매해서 지난번과 같은 고생(배터리 충전이 잘 안되었던)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 넷째는 촬영 및 재생에 애로를 겪었던 Gopro 카메라에 대하여 다시 공부하고 세부 기능을 적절하게 설정한 것 등이다(그러나 이렇게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수중에서 촬영한 사진을 나중에 확인해보니 마음에 드는 영상이 별로 없었다. 사진에 관한 얘기는 나중에 별도로 하겠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필리핀으로 가는 날이 되었고, 인천공항에서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에서 마닐라까지 비행시간은 3시간 40분 정도였다.
전에는 비행시간이 4시간을 훨씬 넘었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그동안 기억력이 나빠진 것인지 비행기 속도가 빨라진 것인지... 마닐라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에는 비행시간이 불과 3시간 15분 정도였다. 배풍(背風,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해서 그랬을까? 아무튼 비행시간이 4시간이 안되는 거리이므로 아닐라오는 자주 갈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심야에 도착한 마닐라 공항. 공항 밖으로 나오자 습기를 머금은 듯한 마닐라의 밤공기가 필자를 맞이한다. 그리고 몇 시간을 이동해서 다이빙 리조트(Anilao Bo Hotel & Beach Resort / EESOME Dive)에 도착했다. 두 달 만에 간 리조트의 구성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다음날 다이빙을 위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아닐라오 바닷가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열대지방에 왔음을 실감했다. 잔잔한 파도소리와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이는 동네 주민들,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정겨운 닭울음 소리. 벌써부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진 느낌이다.
첫 번째 다이빙은 솜브레로 포인트. 섬 남쪽에서 입수한 후 우리는 Coral garden으로 향했다. 지난번에는 흐린 수중 시정 때문에 잘 관찰하지 못했던 Coral garden을 이번에는 여유있게 관찰할 수 있었다.
수중 시정은 매우 양호했고, 다이빙 시간은 44분. 수온은 26도. 지난번에는 수온이 25도였고 추위를 느꼈었는데, 이번에는 1도 차이인 26도지만 추위는 느낄 수 없었고 쾌적한 수온이었다.
Coral garden에서는 Wall diving을 즐겼다. 각양각색의 산호초와 다양한 물고기들을 보면서 유영하는 즐거움. 속세에서 벗어나 신선들의 세계로 들어온 기분이라고 할까. 편안했다. 언젠가 얘기했지만, 이런 편안한 기분은 다이빙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보트 위에서 바다로 입수할 때(특히 뒤로 입수하는 자세로 바다에 들어갈 때)부터 느낀다.
※ 스쿠바 다이빙에서 바다로 입수하는 자세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다리 벌려 입수하기(지상에서 걷듯이 입수), 둘째는 뒤로 입수하기(일어서서 중심잡기가 어려운 고무보트나 공간이 작은 소형보트에서 주로 실시하는데, 영화에서 특수부대원들이 고무보트에서 뒤로 입수하는 그런 방법이다. 필자는 이 방법이 입수할 때 가장 편하다), 셋째는 앉아서 옆으로 입수하기(수영장이나 다이빙 보트에서 수면과 매우 가까운 경우에 몸을 옆으로 비틀며 입수), 넷째는 다리 모아 입수하기(첫번째 자세에서 다이빙 선수처럼 다리를 모아 입수하는 자세).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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