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 계좌 급증에...증권사들 팔 걷었다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업계가 휴면계좌 수 급증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잠자는 고객을 깨우는 것은 물론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자,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면 고객이 많아진 것은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불황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조정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자산총계 상위 20개 증권사(지난해 4분기 기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휴면계좌 수가 최근 5년 새 평균 2배고 최대는 10배까지 늘어났다.
증권사 휴면계좌는 최근 6개월간 매매거래 및 입출금·입출고 등이 없는 예탁자산 평가액 10만원 이하인 계좌, 현금·금융투자상품 등 예탁자산 평가액이 1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인 계좌 중 반송계좌 등을 포함한다.
자산총계 상위 증권사 20곳의 휴면계좌는 △2018년 2970만6924개 △2019년 3494만53666개 △2020년 3834만5052개 △2021년 4577만5635개 △2022년 5624만8298개로 5년새 2654만1374개나 증가했다.
여기에다 휴면성 증권계좌 해지 수는 같은 기간 4배 이상 늘어났다. 증권계좌 휴면계좌 해지 수는 증시 호황기이던 2020년(152만984개) 직전 연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나, 지난해 180만7582개로 처음 전년 대비 감소(729개)했다.
이러한 상황은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 특히 지난해 1월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데이터 확보를 위한 과열 경쟁으로 이벤트성 계좌 개설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증권사가 솔선수범해 소액이라도 고객에게 휴면자산을 돌려주고, 휴면성 증권계좌의 체계적인 관리·분석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면서 금융취약계층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인 노력이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사, 잠자는 고객 깨우기…고객 확보 총력전
상황이 이렇자, 국내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은 물론 휴면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증권(016360)은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국내 선물, 옵션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수수료를 최대 97% 할인하는 이벤트를 전개한다. 할인 대상은 비대면 신규·휴면 고객이다.
비대면 신규 고객은 올해 3월 30일~11월 30일 기간에 국내 선물, 옵션 계좌를 최초 개설한 경우다. 휴면 고객은 지난 3월 29일 이전 개설한 국내 선물, 옵션 계좌를 보유 중이며 최근 6개월간 거래가 없어야 한다.
키움증권(039490)도 신규·휴면 고객 대상으로 다음달 2일까지 ‘국내선물옵션 수수료 최대 90% 할인' 이벤트를 연다. 참여 대상인 신규 고객은 2023년 3월 1일 이후 선물옵션 계좌를 최초 개설한 경우고, 휴면 고객은 2022년 9월 3일 이전에 선물옵션 계좌 개설 고객 중 2022년 9월 4일부터 6개월간 선물옵션 거래가 없던 고객이다.
한화투자증권(003530) 다음달 30일까지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국내·해외주식 투자플레이' 이벤트를 열었다. 해당 고객이 비대면 종합계좌 개설하면, 모바일(SmartM) 국내주식 거래수수료 평생 혜택을 준다. 우대수수료율은 0.0040595%다.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오는 6월 30일까지 비대면 계좌 개설 후 신용약정을 신청한 신규·휴면 고객 대상으로 신용 우대금리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용우대 금리는 대출 기간 관계없이 연 4.99%다. 금리우대 혜택 기간은 12월 31일까지며, 3월 신청하면 최대 9개월 이상 혜택을 받는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2022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거래가 없거나, 4월말 기준 50만원 미만 고객이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일평균 자산 100만원 유지 시 추첨을 통해 최대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다. 휴면 고객 대상이며, 6월말까지다. 국내주식 거래 시 0.0036396% 거래수수료 평생 우대 혜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휴면 고객 비중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휴면 고객 관리를 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발빠른 증권사들은 휴면 고객의 중요성을 알고 마케팅을 적극 펼치는 등 고객 확보에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