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자율주행차 상황 점검 (4)] 현대기아차, 배터리 내재화는 곤란하지만 자체 생태계 구축 필요(上)
[기사요약]
배터리, 전기차 구성품 중 부가가치 25% 정도로 매우 커
전기차 생태계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구조와 전혀 달라
최근 2년 동안은 모터 가격 상승 높지만 결국 리튬 등 핵심 광물 확보가 관건
현대기아차, 배터리 내재화는 실익 없어서 추진하지 않는 전략
삼원계, 인산철 및 첨단 전고체 등 다양한 배터리 기술 보유 필요
반도체와 더불어 자동차는 국내 경제/산업을 먹여 살리는 핵심으로서 미국, 일본 및 독일 등 선진국들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자국내 글로벌 기업을 갖고 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분야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개도국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등극한 유일무이한 사례로 평가된다. 체크공화국의 스코다와 말레이시아의 프로톤 사가 등이 있지만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한편 전기차/자율주행차로 전환되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과정에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됨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환골탈태를 요구받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에서는 종합자동차메이커가 우월할 수밖에 없지만 AI 등이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생태계 구축이 관건이다. 특히 토요타는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에서 현대자동차그룹에 뒤졌지만 최근 각성하고 있으며 테슬라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자율주행차 상황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국내 산업생태계는 부품기업(4195개사)과 고용(10만8천명)의 47%가 전기차 생태계로 전환되는 와중의 사업 재편에 해당한다고 알려졌다.
• 전기차 100%로 전환 시 현재 자동차 부품기업 중 47% 위험
구체적으로 향후 2030년 전기차 비중 30%를 가정할 경우 4195개 업체 중 엔진·배기·연료계(100%), 동력전달(37%) 및 전기장치 분야(70%)의 총 2815개 업체가 사업 영위가 힘들어져 결국 900개 기업이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반면, 전장부품 등 전기차 부품 기업은 210개(전자 및 IT기업 포함 시 619개로 추정)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업 방향을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 하루빨리 바꿔 나가야 하는 현대기아차의 입장에서 이러한 전기차로의 전환은 매우 길고 험난한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 전기차 부가가치의 4분의 1을 배터리가 차지하지만, 배터리 내재화는 실익 별로 없어
이는 구조가 간단한 전기차의 경우 부가가치의 대부분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기업과는 무관한 배터리, 각종 차량용 반도체 및 S/W 등에서 창출된다. 따라서 단순히 이들 구성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할 경우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상실하게 되고 단순 조립 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 부가가치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내재화할 경우 당연히 수익의 상당 부분을 보장받을 수 있겠지만 현대기아차로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터리 내재화가 곤란하다.
우선 배터리를 내재화하기 위한 투자 규모(약 6조원 이상)가 막대한 반면 국내에는 이미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및 삼성SDI 등 글로벌 배터리 메이저 기업이 존재한다.
또한 리튬, 니켈, 코발트 및 망간 등 핵심 희소금속 원자재의 공급망 관리를, 그것도 글로벌하게 구축해야 하는데 최근 중국의 독점과 자원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 대두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삼원계 배터리뿐만 아니라 가성비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미래 지향 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의 방향성도 다양하여 기계 중심의 업력으로 이를 모두 커버하기는 매우 곤란한 반면 직접 생산하는 비효율 대비 경쟁을 통한 배터리 가격 인하의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 러시아-우크라 사태 등으로 전기차 부품 가격 급상승했지만, 결국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 탈피가 관건
최근 장기적으로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 교란과 러시아-우크라 사태 및 미-중 패권 전쟁에 의한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의 과정에서 자원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의 대두도 작용함에 따라 리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용 광물 가격의 인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전기차 시장인 미국의 경우 2021년과 2022년에는 가격 하락세가 역전되어 원자재 비용 상승이 불가피했다. 결국 아래 표에서 보듯이 배터리 및 모터 등 핵심 부품 가격의 급등이 초래되었으며 2022년의 상승세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배터리 팩의 경우 가격 상승률은 다른 부품보다 낮을 수 있지만 배터리 팩의 가격 상승이 파워트레인과 차량의 전체 비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2022년 전기차 가격 인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장기적으로 향후 10년간은 상승 추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 급증에 따른 규모의 경제로 인해 전기차 가격은 기존 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리튬 등 주요 광물의 극심한 대중국 의존도를 탈피하는 것이 특히 미국 현지공장 투자를 늘려가야 하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글로벌 메어저 업체에게는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기존 삼원계뿐만 아니라 가성비의 리튬인산철은 물론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관련 대응 전략도 동시에 추진해야 할 필요도 있다.
다음 편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배터리 관련 전략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