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5.03 05:01 ㅣ 수정 : 2023.05.03 06:38
신원근 대표, 취임직후 ESG경영 선언하며 전임 경영진 '먹튀' 논란 정면돌파 시도 소외계층‧소상공인 지원, 핀테크 최초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 등 실효적 성과 거둬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카오페이는 지난 해 3월 신원근(46)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취임한 직후 'ESG경영'을 선언했다. 이는 절박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임원진의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해 '먹튀'라는 사회적 비판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신원근 대표의 ESG경영 전략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소위 MZ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필연적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5월 설립된 ESG추진위원회를 올해 3월 29일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로 정식 설치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신원근 대표가 위원장이다.
카카오페이 ESG위원회는 ESG경영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올해부터 발간되는 지속가능경영 및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주주‧투자자‧사용자‧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2021년 12월 당시 류영준 대표이사 등 경영진 8명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전량 매도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들은 상장 후에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면 의무보유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44만900여주(약 900억원)를 처분해 차익으로 878억원을 챙겼다.
이들이 스톡옵션을 매도한 이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급락했다. 경영진에 대해 '먹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류 대표는 2022년 1월 '먹튀'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차기 대표에 오른 신 대표는 내정자 신분이었던 지난해 3월 '신뢰회복을 위한 실행 방안'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매도 제한 △재매입 및 이익 환원 △책임경영 및 사회적 책무 강화 △충실한 의무이행을 위한 재신임 절차 등을 발표했다. 아울러 같은 해 5월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하며 ESG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ESG경영을 통한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노력에 상응하는 실효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가치 추구와 환경적 책임 이행 측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이다.
■ 상생기금 조성해 금융서비스 지원...금융소외계층, 소상공인, 보호종료아동 등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카카오페이는 지난해부터 금융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특성에 맞춰 금융 소외계층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플랫폼 기반 금융 소외계층 및 소상공인 후원 △자회사 협력을 통한 금융 서비스 지원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소통 강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ESG추진위원회를 통해 조성한 상생기금 10억원을 활용해 금융 소외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같은 해 10월 아름다운재단에 '자립준비청년 및 소상공인 지원기금' 총 4억원을 기부했으며, 자립준비청년과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을 지원했다.
2022년 5월에는 경기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핀테크 업권에 대해 소개하는 '찾아가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같은 해 7월에도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와 함께 직업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호종료아동이 오피스를 방문하고 현직자 강연을 통해 핀테크 금융업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와 함께 '시민안전보험'의 인지도 향상과 이용 촉진을 위한 '동네무료보험'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상생기금을 활용해 서울시에 '소상공인의 선진형 재해예방 및 재난관리 기금' 3억원을 전달했으며, 서울시는 이를 활용해 소상공인이 풍수해보험에 가입할 때 필요한 자기부담금 전액을 지원했다. 카카오페이는 서울시내 소상공인이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통해 풍수해보험 가입 신청을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했다.
카카오페이는 환경 분야에서도 핀테크업의 특성을 살려 ESG경영을 펼치고 있다. 금융사 제휴를 통해 전자문서 유통체계를 개선한 '전자문서 유통증명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전자문서 전환 가능 영역을 발굴하는 등 종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친환경 금융 서비스 확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환경보호를 주제로 지인과 소통하고 환경의 날을 알릴 수 있는 '나의 의미 있는 행동' SNS 캠페인, 전자문서로 환경을 보호하고 나무를 기부하는 '전자문서 그린 챌린지' 등 환경 인식 제고를 위한 사용자 참여형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 ISO14064 검증‧UNGC 가입 등 환경관련 '핀테크 업계 최초' 타이틀 연속 획득
카카오페이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올해 3월 25일 세계자연기금(WWF)이 주관하는 글로벌 자연보전 캠페인 '어스아워(Earth Hour)'에 참여했다. 저녁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카카오페이 오피스 내 조명과 전등을 모두 끄고 '지구를 위한 한 시간, 2023 어스아워'에 동참한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내 ESG 문화 확산을 위한 연말 이벤트를 개최하고 임원진이 기부한 중고 물품을 활용한 경매 프로그램과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챔피어스플리마켓'을 운영하기도 했다. 의류, 전자제품 등 600여개의 상품을 판매해 판매금액 전액 또는 일부와 경매를 통해 모인 금액 전액을 사단법인 환경실천연합회에 기부했으며, 중 생물과 서식지 보호 등 생물다양성 보전 강화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2022년 4월에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분리수거 실천하기', '영양제 먹기', '텀블러 사용하기' 등 건강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 활동 참가비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오예스챌린지'를 운영해 사내 기부 문화 확산에 나선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사회‧환경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직접배출(Scope 1) △간접배출(Scope 2) △기타 간접배출(Scope 3)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해 핀테크 업계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는 전 부문 국제표준(ISO14064)에 부합한다는 결과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 성명서를 받았다.
그해 11월에는 기후변화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기후 관련 재무 공개에 관한 태스크포스(TCFD)' 지지를 선언하고 기후변화 공시 대응을 위한 민간 엽합체 한국TCFD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등 환경 리스크 대응 활동을 선제적으로 펼쳤다. TCFD는 G20의 요청으로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설립한 글로벌 협의체로, 각 기업과 기관이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측정 기준 및 목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공시해 이를 조직의 위험 관리 및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카카오페이는 2022년 10월 국내 핀테크사 중 최초로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기도 했다.
UNGC는 국제연합(UN)의 세계최대 자발적 기업 지속가능성 발안제(이니셔티브)로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4대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선언된 인권 보호지지 및 존중 △인권침해에 연루 방지 노력 △결사의 자유‧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안정지지 △강제노동 배제 아동노동 철폐 △고용 및 업무 차별 철폐 △환경문제 예방적 접근지지 △환경적 책임 증진 조치 수행 △환경친화적 기술 개발 및 확산 촉진 △부당취득‧뇌물 등 부패 반대 등 10대 원칙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UNGC의 4대 분야 10대 원칙을 경영 전반에 내재화할 것"이라며 "사용자‧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은 이행보고서(CDP)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와 관련해 "신 대표는 ESG위원장으로서 카카오페이만의 비즈니스 특성을 살린 ESG경영을 주도할 계획"이라며 "ESG위원회는 국내외 ESG 평가 대응에 적극 임하고, 지난해부터 운영해 온 금융 소외계층 및 소상공인 대상 상생 활동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