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오너 경영복귀 불구 영업익 급감한 교촌…권원강 회장의 결단은
영업익 전년비 90% 줄고 bhc에 1위자리 내줘
정부 인상 자제 요청 불구 가격 올렸다가 '불매' 역풍
권 회장 'G.S.E.P’ 4대 미래 성장 키워드 제시
글로벌·소스·친환경·플랫폼으로 제2도약 박차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오너체제로 바뀌었지만 실적회복이 신통치 않다.
지난해 대표로 경영에 복귀해 신사업 의지를 드러낸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은 가격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오히려 '불매'라는 역풍은 물론 bhc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악화일로에 빠지는 모양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지난해 개별기준 실적으로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90%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2% 줄었다.
이에 권 회장은 정부가 식품·외식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하는 가운데 가장 먼저 치킨값을 올렸다. 품목별로 최소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로 인해 교촌의 주력 메뉴인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이 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다. 배달비 4000원에 허니콤보 1마리를 구매하면 2만7000원으로 '치킨값 3만원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촌 불매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소비자들은 "경기 침체가 진행 중인데 고가격 정책을 쓰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족발 가격 금방 따라잡겠다", "조용히 나 혼자 불매 중이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증권가도 교촌에프앤비의 적자가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1분기 예상실적(연결기준)은 매출액 1344억원과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3.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교촌은 권 회장이 취임과 함께 공개한 미래 비전을 차질없이 수행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입장이다. 새 비전은 '세계인의 맛을 디자인하는 글로벌 식품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교촌의 맛을 전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글로벌(Global), 소스(Sauce), 친환경(Eco), 플랫폼(Platform) 등 4가지 핵심 키워드를 내세웠다.
먼저 글로벌(G)은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 전략 시장으로 삼고 현지 기업과의 합작 및 전략적 제휴 방식을 통한 속도감 있는 사업을 벌인다.
교촌의 핵심 기술인 소스(S)를 글로벌 전략 식품 비즈니스로 육성한다. 교촌만의 31년간 소스 생산 노하우를 미래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정용 소스 및 소스를 활용한 간편식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한 체계적인 제품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ESG 경영 환경에 맞춰 친환경(E)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플랫폼(P) 사업을 위해 국내외 우수기술기업과 협업한다.
복귀 당시 권 회장은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묘수는 결국 상생경영, 정도경영. 책임경영에 있다"며 "이 가치들 위에 세워질 새로운 비전과 성장 동력으로 교촌을 인재들이 오고 싶어하는 글로벌 식품 라이프스타일 100년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촌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 경영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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