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동결 ② 증권가] 韓 증시, 변동성 '제한적'…환율·2차전지 변수 주목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4.11 10:04 ㅣ 수정 : 2023.04.11 10:05

금통위, 3.50% 동결... 이후 환율 변화, 2차전지주 수급 쏠림 현상 주목
4월 동결 마지막, 한은 금리인상 마무리 전망...금리인하는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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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한 데 따른 국내 증시가,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가 집중돼 시장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안팎으로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 시나리오대로 흘러왔던 만큼,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제한적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금리 동결이 당장 시장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인 한은 금통위 이후 환율 변화와 전일 폭등했던 에코프로비엠(247540)·에코프로(086520) 등 2차전지주들에 대한 시장 수급 쏠림 현상이 지속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로 봤다. 

 

금통위는 지난 2월에도 인상 기조를 깨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물가보다 경기침체로 옮겨지는 것을 우려한 결정이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안개(변수)가 가득해 어느 방향(금리 결정)으로 갈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금리 동결)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4월 동결을 마지막으로 한은의 금리인상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보는 분위기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은행의 시스템 위기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인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물가가 2%로 수렴해가는 시기와 속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0.50%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전환해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회 연속 인상했다. 

 

여하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50%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1.50%포인트 낮다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1∼2월 연속 경상수지 적자 등 경기 하강 신호가 뚜렷한 상황에서, 다행히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대 초반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무리하게 금리를 올려 경기 위축을 부추기기보다 다시 동결한 뒤 물가와 경기, 환율 등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매번 금통위 때마다 투자업계는 기준금리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금통위의 금리 인상 여부는 코스피 흐름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수다.

 

만약 금통위 이후라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코스피의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금리는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국내외 여러 가지 변수들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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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순매수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수준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전일(10일) 전장(2,490.41)보다 21.67포인트(0.87%) 오른 2,512.08에 장을 닫았다.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2,5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8월 18일(2,508.05)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74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1월 코스피 종목을 6조원 넘게 쓸어담았지만 2월(4253억원), 3월(2882억원)에는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금통위가 열리기 전, 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우선 물가 상승 둔화세가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시장과 전문가들이 동결을 점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세였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내려왔다. 

 

이 상승률은 한은의 예상치에 부합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정점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와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기 하강 우려는 커지는 상황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금통위 전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통화정책 방향이 꼭 투자자를 위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상황만 놓고 본다면 이미 한은은 선제적인 조치가 있었던 상황인 만큼 동결 스탠스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인상된다면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3%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15%는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금통위원 교체에 따른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평가다. 차기 금통위원으로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한은 총재 추천)와 박춘섭 대한체육회사무총장(금융위원회 추천)이 지명됐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부터는 새로운 금통 위원들이 들어오지만, 당장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주상영, 박기영 금통위원도 각각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및 온건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알려진 만큼 금통 위원 전체로 보면 성향의 변화는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경기 흐름과 주요국 소비자물가 등 경제지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보다 물가가 안정화된 것은 맞지만 서비스가 들어간 부분에서의 물가 상승세는 여전하다”며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부담도 상당히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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