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혹한기’ 두나무·빗썸, 지난해 실적 급감…올해 전망도 불투명

최병춘 기자 입력 : 2023.04.05 07:41 ㅣ 수정 : 2023.04.05 07:42

두나무·빗썸, 지난해 영업이익 70%대 감소...매출도 급감
‘크립토 윈터’ 본격화...글로벌 유동성 감소, 투자·거래 위축
올해 금융불안 지속, 규제 강화 등 시장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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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지난해 본격화된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인 ‘크립토 윈터’ 여파로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은 1조2492억원으로 전년대비 66.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8101억원으로 75.2%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94.1% 감소한 1308억원을 기록했다.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빗썸코리아는 최근 공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3201억원, 영업이익 1635억원, 당기순이익 953억원 씩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68.3%, 79.1%, 85.3% 감소한 수치다.

 

이밖에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 등 원화마켓거래소의 경우 아직 관련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아 아직 구체적인 실적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업비트와 빗썸이 국내 거래소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거래소도 실적 악화를 피하진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76.0%, 빗썸은 20.1%였다. 코인원과 코빗이 각각 3.6%와 0.3%를 차지했다.

 

거래소들의 이 같은 부진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크립토 윈터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미국의 긴축 정책 장기화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등의 여파로 가상자산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시장 침체가 가속화됐다. 

 

두나무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부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글로벌 유동성 축소, 전반적인 자본시장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당기순이익 급감은 디지털자산 시세 하락에 따른 디지털자산평가손실이 전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 또한 “글로벌 유동성 감소, 가상자산 관련 악재들로 인해 거래량이 줄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며 “고객 편의성 제고, 투자자 보호 강화 등 거래소 내실을 다져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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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다만 올해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이 여전한데다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또한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제도권 금융에 대한 불안 확산에 따른 반사효과로 지난해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이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VB 파산 사태를 일으킨 미국 뱅크런 움직임이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확산될 경우 위험회피 성향이 급증하고 유동성 위험이 커지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재철 KB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디지털자산위원회 제7차 민당정 간담회에서 “크립토 자체가 가격변동이 상당히 큰 시장이고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로부터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폭락이 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법 등 제도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변수다. 국회에서는 그동안 미뤄왔던 가상자산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연내 법제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시장 규율 확립에 따른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규제 강화에 대한 부담도 뒤따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정부가 토근증권발행(STO)을 허용하면서 증권성 판단에 따른 기존 코인의 가상자산 거래 시장 이탈 등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거래소들은 기존 거래 수수료 외에도 NFT,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지갑 서비스 확대 등 수익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그동안 디지털 자산, 증권, 자산관리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제공해왔으며, NFT와 메타버스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두나무는 유망 스타트업 육성 등 신성장 미래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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