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와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시장의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지원(상장)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의 주요 항목을 공개했다.

22일 닥사에 따르면 이번 공개된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 주요 항목의 예시로는 △가상자산 구조의 내재적 위험 △비식별화에 따른 불투명성 △가상자산의 증권성 △가상자산의 자금세탁 악용 가능성 등이 있다

또 가상자산의 거래지원 재개와 관련한 기준도 공개했다. 위기상황에 해당해 공동대응을 통해 거래지원 종료를 했던 경우로 거래지원이 종료(상장폐지)된 날로부터 일정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또는 거래지원이 종료된 날로부터 일정기간이 지났더라도 해당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경우를 거래지원심사 시 필수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여기서 ‘거래지원 종료 사유의 해소’란 ‘거래지원 종료의 원인이 되었던 사유가 소멸했음이 분명한 경우’를 말하며, 앞으로 거래지원을 재개하고자 하는 회원사는 그 판단의 근거를 일반 투자자가 납득가능한 자료로써 거래지원개시 공지와 동시에 제공해야 한다.

다만 거래지원 재개 조건으로 제시한 ‘일정 기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닥사 측은 “거래지원 재개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간이 공개될 경우, 근거없는 재상장 예고나 시기예측 등으로 시장이 왜곡될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다만 협의된 기간 자체는 투자자 혼란을 불식하기에 충분한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재개 기준 공개는 최근 닥사 소속 거래소 코인원이 위믹스(WEMIX)를 재상장한 사례를 염두해 둔 조치로 보인다.

닥사는 지난해 말 위믹스를 유통량 공시 위반을 이유로 공동으로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달 코인원이 상장폐지 두 달만에 단독으로 위믹스를 재상장했다.

이와 함께 닥사 회원사는 거래지원심사 시 외부 전문가 ‘최소 2인’ 혹은 ‘최소 참여 비율 30%’를 지켜온 것에 더해 거래지원심사 시 ‘법적 위험성 평가위원 최소 1인’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4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법적 위험성 평가위원은 법률 전문가(변호사, 법학박사 등) 또는 준법감시인 등 거래지원 심사 대상 가상자산의 법적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로 하되, 심사 대상 가상자산의 발행인과 이해 상충이 될 경우 심사에 참여할 수 없다.

닥사는 거래지원종료 공통기준도 마련키로 했다. 

닥사 관계자는 “현재 거래지원종료 공통기준 초안 협의를 완료했으며, 지속적으로 이를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지원종료 공통기준은 ‘발행주체가 국내 금융시장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하거나 명백한 허위 사실 등을 의도적·반복적으로 유포하는 경우’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닥사는 지난해 9월 5개 회원사 공동으로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 도입을 발표하고 10월부터 시행해 왔다. 하지만 시장에서 악용될 것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닥사는 지금까지 해당 가이드라인을 비공개해왔다.

닥사 측은 “건전한 거래지원심사 환경 조성에 일조하는 바가 더 클 것으로 판단돼 주요 항목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제 구속력이 없는 민간 협의체인 가이드라인인 만큼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닥사 관계자는 “닥사의 출발은 자율규제였고, 이를 지키고자 하는 회원사의 의지는 여전히 공고하다”며 “자율규제는 이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에 기반한 것이기에 회원사에서도 잘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지원 재개의 경우 위믹스에 대한 코인원 단독상장 사례와 같이 개별 거래소가 심사 주체가 되는 것에 대한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공개 논의는 오히려 시세에 영향을 미치고 투자자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닥사는 시장의 특성과 개별 회원사의 권한을 존중하며, 닥사 차원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