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50% 하락한 천연가스 선물, 5월물 첫날부터 2달러지지 시험대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내림세를 나타내면서 다시 2달러 지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3.75% 하락한 100만 BTU(열량단위) 당 2.1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거래일 대비 4% 가까이 하락하며 다시 2달러선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지난 3월 3달러를 찍으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면서 3월 고점 대비 거의 50% 하락했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낸 탓에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3월 반짝 상승이 뒤늦게 찾아온 미국의 겨울한파 덕분이었지만 현재는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드는 봄철로 접어들어 가격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천연가스 가격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재고량은 1조8530억 입방피트(tcf)로 3월 2조1140억 tcf에 비하면 다소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재고량은 1년전보다 31% 더 높은 수준이고, 5년 평균치에 비하면 21% 더 많다.
중서부주를 중심으로 반짝 추위가 예고됐던 지난 주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재고량이 470억 tcf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40억 tcf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재고량 감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천연가스 수요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는 중국경제 회복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지난달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에서 이뤄진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5% 안팎’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목표치에 해당한다. 목표치가 낮지만 중국이 실제로 이 목표치를 달성할지도 미지수이다. 중국은 작년에는 ‘5.5% 안팎’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3.0% 성장에 그친 바 있다.
중국이 예상을 깨고 5% 안팎의 낮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미국과의 경제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이 올해 경제회복에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성장률이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천연가스 수요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통적으로 4~5월은 추운 겨울철이 지나고, 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들게 마련인데, 2달러를 다시 위협받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에는 계절적 요인까지 가세해 하락압력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관련상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을 2배 올리는 KOLD 투자자들은 연일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반면 가격이 올라야 수익을 올리는 BOIL 투자자들은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은 30일 1495원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 3월2일 기록했던 3075원과 비교하면 한 달만에 반토막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