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29 09:33 ㅣ 수정 : 2023.03.29 09:33
"신흥국 경기 회복 가시화 시 투자 비중 확대할 것"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신흥국 투자 비중도 같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향후 신흥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감소된 신흥국 투자 비중을 확대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증권가 관측이 나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부터 중국의 리오프닝(경기재개)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마무리 기대감이 신흥국 증시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며 "이에 외국인은 우리나라 주식을 순매수하기 시작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여전히 순매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미 연준이 금리에 대해 매파적인 분위기를 내비치자 순매도로 돌아섰고, 글로벌 은행 위기가 불거지면서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은행 위기가 진화되면서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민감했던 외국인 자금도 순매도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계 자금 중 미국계 자금은 펀드와 관련이 크고, 영국과 룩셈부르크 자금은 헤지펀드나 패밀리오피스, 역외펀드 등과 관련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국이나 룩셈부르크는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향이 있어 매크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진단했다.
2021~2022년 상반기까지 미국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75bp 인상)이 이어지며 영국과 룩셈부르크 자금은 외국계 자금의 순매도를 주도해왔다. 반면 미국 자금은 2021년 4분기부터 순매수 기조를 보이며 외국인 순매도에 대한 안전판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금리인상 우려와 미국·유럽 은행 리스크가 불거지며 외국인 수급에 영향력이 큰 영국과 미국계 자금 모두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 연구원은 "도이체방크 위기 진화와 실리콘밸리뱅크(SVB) 인수 등으로 글로벌 은행권의 불안은 완화되는 분위기"라며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며 글로벌 펀드시장에서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재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수급이 변하기 위해서는 장기로 투자하는 해외 연기금 등의 투자가 중요하다. 2018~2020년에는 세계 주요 연기금이 신흥국 투자 비중을 확대하며 신흥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적이 있다.
김 연구원은 "미중 갈등과 성장률 하향 등으로 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중국의 비중을 줄였고, 이에 신흥국 주식 비중도 줄었다"며 "대부분 기관투자자의 신흥국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신흥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신흥국 투자 비중을 늘리는데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