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주주제안 활발... '깜깜이 배당' 없앤다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3.12 07:54 ㅣ 수정 : 2023.03.12 10:50

SK그룹,현대차,포스크그룹, 이마트, 현대제철...깜깜이 배당 동참물결
깜깜이 배당, 코리아 디스카운트 지적... "주주친화적 배당 정책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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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소액주주와 행동주주의펀드 주주 제안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없애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소액주주와 행동주주의펀드 주주 제안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없애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증권가는 관련 당국이 권고에 나선 만큼 깜깜이 배당 개선에 나서는 금융지주사와 재계 위주로 환원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SK(034730)그룹이 ‘깜깜이 배당’을 없애는 데 동참했다. SK는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상정한다.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미리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배당 관련 개선 확산 움직임이 예상된다. 

 

현재 정관은 이익 배당의 경우 매 회계연도 마지막 날에, 중간배당의 경우 7월 1일 0시를 배당 기준일로 정하고 있으나, 새 정관은 이사회에서 배당 기준일을 정하도록 바꾼다.

 

현대차그룹도 깜깜이 배당 해소에 나섰다. 올해 주총에서 정관 변경안이 가결되면 그룹 상장사 11곳의 주주들은 내년부터 배당금을 먼저 알고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그룹 내 상장사 12곳 중 11곳은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위아(011210) △현대오토에버(307950) △이노션(214320) 등이다. 현대로템(064350)만 제외다.

 

포스코그룹도 계열 상장사 6곳이 이번 주총에서 깜깜이 배당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해당 계열사는 △POSCO홀딩스(005490) △포스코케미칼(003670) △포스코스틸리온(058430)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포스코 ICT(022100) △포스코엠텍(009520) 등이다.

 

대형 유통업체 중에서는 이마트(139480)가 스타트를 끊었다. 이마트는 오는 29일 정기주총을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올린다. 

 

이마트는 2011년부터 2022년 결산까지 12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배당을 해왔으나, 올해는 배당 재원 수준을 상향하는 등 안정적인 배당 유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현대제철(004020)도 배당 절차 개선 반영을 위해 정관변경을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 부의 안건으로 올렸다.

 

정부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요인 중 하나인 깜깜이 배당 문제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오랜 과제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국내 자본시장 환경이다. 올해도 금융위는 자본시장 선진화가 주요 목표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법무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깜깜이 배당 내용이 담긴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에 상법 유권해석 및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 

 

글로벌 배당주 펀드 매니저 등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배당주 투자를 ‘깜깜이 투자’라고 평가 절하하며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해외투자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 데다, 배당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지적했다. 

 

현재 국내 상장사들은 대부분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정한 뒤, 3월 주총에서 배당금을 확정하고 있다. 이에 배당금도 모르고 배당을 위해 미리 투자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앞으로는 3월 주총에서 배당금을 먼저 정한 다음 4월 이후 배당 주주를 정한다. 당장 내년부터 이 제도를 적용하려면 올해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프랑스 등은 배당액을 확정한 이후 배당받을 주주를 정하며, 영국·독일 등은 배당액 확정 전에 배당예상액을 공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9월 주총에서 배당액을 정한 뒤, 11월 17일 이전까지 주식을 취득한 주주에게 12월 8일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계열 분리와 승계 등 취약한 기업지배구조가 대표 원인이다”며 “주주친화적 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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