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2.16 07:06 ㅣ 수정 : 2023.02.16 07:06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4곳 올해 증권사, 실적 만회에 힘...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 증권토큰 등 수익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지난해 업황 악화로 국내 증권사들이 부진을 겪은 가운데 금융지주를 둔 증권사 4곳의 실적도 나빴다. 증권업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증시 침체가 이어져 거래량 급감과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빠르게 감소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전년도 대비 실적이 적게는 50%대에서 많게는 70%대까지 빠지며 그룹 내 비중과 기여도가 축소됐다. 다만 IB(기업금융) 부문 수익은 늘어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 4곳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NH투자증권(005940)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7.5% 감소해 3034억원에 그쳤다. 이는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둔 2021년(9315억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지난해 1·2분기는 2219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가, 3분기에 119억원으로 급감하더니 4분기 역시 691억원 줄어들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및 금융상품 수수료수익 감소 탓이다.
KB증권도 실적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KB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65.3% 쪼그라들었다. 수탁수수료와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KB증권은 상품운용 손실이 컸다. 2021년 1158억원에서 2022년 2350억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그나마 믿을 건 IB 부문이었다. KB증권의 지난해 IB 수수료 수익은 3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지난해 IB 부문은 ECM(주식발행시장), DCM(채권발행시장) 주관·인수 부문 리그테이블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한 것이다.
하나증권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1%나 감소했다. 금리인상과 국내외 증시 침체 영향 등을 고스란히 맞은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66억원으로 전년 대비 80.3% 줄어든 마이너스 성적을 냈다.
신한투자증권(055550)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125억원으로 28.6%(917억원) 늘었으나, 사옥매각 등 일회성 이익(세전 4438억원·세후 3218억원)을 제외하면 907억원으로 71.7%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수탁수수료 감소와 유가증권 평가손실 증가가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자기매매 수수료(1928억원)가 전년 대비 7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로 79.5% 줄어들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그나마 IB 수수료 수익이 25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증권사들이 국내외 증시 부진으로 수수료 수익이 가장 컸다”며 “금리 인상으로 상품운용, 매매평가 손실이 발생하면서 금융지주를 둔 증권사들은 순이익 기여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 올해 상황 나아질까... 수익모델 다변화, 먹거리 선점에 힘
금융지주계열 증권사들은 지난해 빠졌던 실적을 만회하고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를 높이고자, 수익모델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퇴직연금과 금융상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등 자산관리형 사업영역 강화에 힘쓴다. 특히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새해 챙겨야 할 연금 체크포인트’를 주제로 THE100리포트 85호를 발간해 ‘2023년 주목받는 연금세제 혜택 4가지’에 대해 분석하기도 했다.
THE100리포트는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 매월 발간하는 리서치자료로, 행복한 100세시대를 위한 생애자산관리 및 100세시대 트렌드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한다.
하나증권은 탄소배출권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다양한 기회요소들을 포착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수익기반을 마련한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통상 탄소배출권 시장은 장내와 장외로 구분된다. 장내 시장은 탄소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이, 장외 시장은 규제 대상이 아닌 기업·기관 등이 각각 배출권을 거래한다.
증권가는 지난해 업황에 비해 올해는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 올해는 증권사들이 토큰 증권 발행(STO) 플랫폼이나, 퇴직연금,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 운용 환경은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구조적 성장은 아니지만 증권업에 대한 관심은 가져볼 만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