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고객 끈을 놓지 않기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서비스에서 한층 진화한 형태로 업계 선점에 깃발을 꽂는 모습이다.
특히 증권사마다 올해 부닥칠 리스크 대비를 위해 고객중심 금융투자플랫폼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선 만큼, 고객 이탈을 방지해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과 삼성증권(016360), 유안타증권(003470), KB증권 등이 ‘퍼스트(업계 최초)’ 타이틀을 내건 서비스를 내놨다.
NH투자증권은 흔히 유통업계에서 볼 수 있는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카드가 증권사에서도 출시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나무NH농협카드다.
PLCC는 자체 신용카드를 갖고자 하는 기업이 전문 카드사와 함께 운영하는 카드로, 카드 혜택과 서비스를 해당 기업에 집중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나무NH농협카드'는 결제금액의 최대 8%를 ‘나무증권 스마트 캐시백’(월 3만원 한도)으로 적립해 준다. 그렇게 되면 연 최대 36만원의 투자 자산을 투자가 아닌 소비를 통해 확보할 수가 있다.
추가로 나무증권의 유료 멤버십인 나무멤버스의 구독료를 지원받는다. 나무 PLCC 이용 고객은 인천·김포·김해공항의 국제선 라운지를 연 2회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NH 다이렉트인덱싱’ 베타 서비스인 새로운 투자 플랫폼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시장지수(index)를 기반으로 나만의 지수를 만들어 투자하는 ‘개인별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다이렉트인덱싱은 NH투자증권이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서비스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모건 스탠리와 블랙록 등 대형 금융사를 중심으로 활발히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보험·증권·카드 금융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내 채권매매 서비스를 오픈한 곳도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앱 ‘모니모’ 내에서 보험·증권·카드 통합 앱 중 최초로 채권매매 서비스를 열었다. 고금리에 채권 투자가 늘어나, 모니모에서도 고객들이 편리하게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기능을 신설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온라인 채권판매 규모만 2조원을 넘어서며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채권매매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채권매매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AA 등급인 현대캐피탈 선순위 채권을 세전 연 5.30%, 만기 3년의 월이표 채권 100억원 한도로 판매도 진행한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주식 공모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다. 유안타증권이 업계 최초로 ‘미국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를 연 것이다.
미국 IPO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는 유안타증권이 제휴한 현지 IPO 중개회사를 통해 미국 IPO 공모주 청약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청약 관련 업무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IPO 청약에 직접 참여할 기회가 없었으나, 이 서비스 출시로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주식시장의 IPO 청약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유안타증권은 해당 서비스를 출시한 뒤, 최근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 예정 종목의 미국 IPO 공모주 청약 대행건부터 상장일 매도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KB증권은 MTS ‘M-able(마블) 및 M-able Mini(마블미니)’에 ‘자율주행 서비스’를 오픈했다. 자율주행 서비스는 출시한 지 3주 만에 1만명의 신청자 수를 돌파하고, 약 두 달이 된 현재 2만명을 넘어섰다.
자율주행투자란 인공지능 투자일임 서비로, 핀트(Fint)의 인공지능(AI) 엔진 ‘아이작’이 고객의 투자성향과 자산을 바탕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동으로 투자한다.
이 서비스는 KB증권 종합위탁계좌 및 연금저축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이용할 수 있으며, 기본 가입수수료가 없고 고객이 원할 때 손쉽게 ON·OFF 할 수 있기에 유동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갈수록 비대면 서비스가 절실해지면서 증권사들도 멀리 보고 플랫폼 개발과 진화된 형태의 디지털화를 현실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며 “그만큼 타 회사보다 먼저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가는 건 당연히 의미있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