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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충격에 배당금 줄이는 증권사들…배당성향은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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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08 07:27 ㅣ 수정 : 2023.03.08 07:27

배당 발표 증권사 13곳 중 12곳 '감소'
이베스트證, 배당금 전년比 83.3% 급감
일부 증권사 시가배당률·배당성향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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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한 해 업황 부진으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하면서 주당 배당금도 일제히 감소하고 있다.

 

다만 실적이 크게 위축된 만큼 시가배당률이나 배당성향은 오히려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난해 배당금을 공시한 국내 증권사는 총 13곳인데, 그중 12곳의 배당금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배당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증권사는 보통주 1주당 100원을 배당하는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이는 전년 대비 83.3% 감소한 수준이다. 시가배당률은 전년보다 5.0%포인트 줄어든 1.8%인데, 이는 현재까지 배당을 공시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교보증권(60.0%)과 유진투자증권(57.1%), 삼성증권(55.2%) 등은 절반 넘게 줄었으며, 다올투자증권(40.0%)과 유안타증권(38.8%), NH투자증권(33.3%), 미래에셋증권(33.3%), 현대차증권(31.2%) 등 30% 이상 낮춘 증권사도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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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표=뉴스투데이]

 

증권사들의 배당이 줄어든 데에는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이어졌고, 이에 글로벌 증시가 연일 약세를 보이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격하게 줄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실적과 주가는 기준금리의 변화와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시장 환경이 나빠지며 보유하고 있던 채권에 대한 평가 손실이 이어졌으며, 기업금융(IB)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수익도 불안정해졌다.

 

지난해 자기자본 2조원 이상 10개 증권사의 전체 순이익은 4조210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8조2913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2020년의 5조331억원과 비교해도 8000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또 2021년 호실적에 따라 배당금을 일시적으로 급격히 인상시킨 점도 지난해 배당금을 낮아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2021년 1주당 38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는 2020년(2200원) 대비 72.7%나 올린 수준이었다. 같은해 미래에셋증권(50.0%)과 NH투자증권(50.0%), 키움증권(16.7%), 대신증권(16.7%) 등도 큰 폭의 배당금 상승치를 보인 바 있다.

 

금융당국이 증권가에 배당을 신중히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던 것도 배당금 축소의 원인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월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그동안 부동산 PF 및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 및 현금 배당 등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은행 등 외부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은 일부 증권사가 배당 등으로 유동성에 부담을 주는 일이 없도록 책임 있고 사려 깊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주당 배당금은 줄어들고 있지만, 업황 우려에 주가가 하락하며 시가배당률과 배당성향은 오히려 상승한 증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시가배당률이란 1주당 배당금을 연말 배당 기준일의 주가로 나눈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5%가 넘으면 고배당주로 일컬어진다.

 

지난해 배당 기준으로 5% 이상의 시가배당률을 보여주는 증권사는 △한양증권(8.88%) △대신증권(8.2%) △NH투자증권(7.9%) △현대차증권(5.5%) △다올투자증권(5.1%) 등이 있다. 이중 현대차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의 시가배당률은 전년 대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 비율은 배당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며, 높을수록 배당금 지급비율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1주당 110원의 배당금을 책정하면서 지난해보다 38.8% 낮아졌지만, 배당성향은 오히려 35%포인트나 급증한 60%로 집계됐다.

 

대신증권도 배당성향을 전년 대비 45%포인트 상승한 60%로 끌어올렸다. 대신증권은 시가배당률도 8.2%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높였다.

 

그밖에 부국증권(13.3%포인트)과 미래에셋증권(1.7%포인트), 삼성증권(0.6%포인트) 등도 지난해 대비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들은 배당금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배당금이 전년보다 30% 넘게 줄었지만 지난달 자사주 1000만주 소각 계획을 공시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부터 4개년 연속 주식 소각을 진행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3월부터 최근 1년간 자사주를 총 세 차례 소각했으며, 소각 규모도 약 34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실적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PF 등 대내외 악재들이 여전히 해소되고 있지 못해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금융 위축에 따른 IB 부문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핵심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원활한 단기자금 조달과 정부 부동산 정책 등은 업황에 긍정적인 뉴스지만, 부동산 PF 등의 이슈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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