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취업 시즌 오픈, 다양한 채용방식 활용하는 일본 기업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내년 봄에 졸업예정인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의 채용홍보 활동이 3월 1일부터 정식으로 개시되었다. 하지만 경제회복과 인력부족이 맞물리며 채용활동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기업은 80%가 넘었고 공식 채용스케쥴을 무시하고 조기채용을 서두르는 기업들까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일본 취업시장은 이미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국데이터뱅크가 지난 1월에 공개한 조사자료를 보면 1만 1719개 기업 중 51.7%가 정규직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취업정보사이트 디스코의 조사에서도 전년 대비 15.8포인트 상승한 83.8%의 기업들이 올해 채용활동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대답해 올해도 기업들의 인재확보는 고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채용수단을 다양화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직무 채용이다. 기존에는 종합직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전공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 후 연수를 진행하면서 사측이 일방적으로 근무부서를 결정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커리어교육이 보급되며 입사 전부터 취준생들의 희망 근무부서가 매우 명확해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점차 직종별 채용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리크루트의 조사에 의하면 올해는 35.7%의 기업들이 직무 채용을 도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 예로 미쓰비시전기(三菱電機)는 올해 채용부터 사무직에 경리, 회계 등 4개 분야로 나눈 직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4개 분야로 입사하는 사원수는 사무직 전체의 30%정도로 커리어 형성의 용이함을 장점으로 새로운 인재확보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일본항공(JAL) 역시 종합직에 해당하는 사무기획직을 대상으로 채용분야를 세분화했다. 기존에는 사무직과 기술직, IT직의 3개 직무였지만 여기서 사무직을 더욱 세분화하여 운항을 담당하는 오퍼레이션 직무과 영업을 담당하는 마케팅 직무를 추가하여 총 5개 직무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전문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업인지도가 낮고 입사관심이 적은 취준생들에게 기업 측이 먼저 접근하는 스카우트형 채용방식을 도입한 기업도 28.5%를 기록했다. 특히 종업원 5000명 이상의 대기업들은 절반에 가까운 47.3%가 스카우트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 오히려 중소기업보다 인재확보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야키토리 체인점으로 유명한 토리키조쿠(鳥貴族)홀딩스는 올해 채용 예정인 신입사원 20명 중 스카우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퍼박스(オファーボックス)를 통해 5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고 주방기구 메이커인 나카니시(中西)제작소도 작년부터 오퍼박스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다음 달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절반을 스카우트 방식으로 채용할 수 있었다.
여기에 기존 재직자의 소개로 신규 인재를 채용하는 리퍼럴(リファラル, referral) 방식을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데 글로벌 바이오기업인 신일본과학(新日本科学)의 경우는 젊은 직원이나 입사예정자가 대학 후배들에게 입사를 권유하여 회사와 친밀감있는 인재를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채용경쟁이 격화되면서 공식 채용스케쥴을 무시한 조기채용 역시 확산되고 있는데 리크루트 조사에 의하면 2016년만 하더라도 취준생들의 내정률이 대학 4학년이 되는 해의 2월 기준으로 2.9%에 그쳤지만 올해는 19.9%까지 급격히 늘어났다. 심지어 취업포털 관계자들은 이마저도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일본 취업시장은 더 큰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