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상반기 중소형사 중 채용 계획 '최다'…올해 자기자본 5000억 넘기나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양증권이 올해 상반기 중소형 증권사들 중 가장 많은 직원을 채용한다. 올해 자기자본 5000억원 돌파를 공언한 가운데, 임직원 확보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금융투자업권 기업들의 상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올해 상반기 72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한양증권보다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할 계획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120명) △삼성증권(95명) △미래에셋증권(90명) △KB증권(80명) 등 총 네 곳이다.
한양증권의 상반기 채용 계획은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해당 기간 중소형사 중 유안타증권(60명)이 두 번째로 많은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뒤를 이어 △한화투자증권(35명) △신영증권(34명) △유진투자증권(30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양증권은 이날까지 총 24명을 채용했고, 오는 6월까지 50명가량의 추가 채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양증권의 채용 계획 인원 중에는 고등학교 졸업자도 다수 포함될 전망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한양증권은 특성화고등학교 산학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능력 중심 채용 등의 성과를 인정 받아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며 "올해도 다수의 고졸자를 채용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증권 측은 고졸자들을 사업 전방위적으로 고용해 배치하고 있으나,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전공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양증권이 업황 부진에도 다수의 직원 채용을 계획할 수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중소형사를 흔들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리스크로부터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재무구조를 갖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지난해 9월말 기준 순자본비율(NCR)은 439.1%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또 같은 기간 우발부채는 1257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6.3%인데, 같은 기간 증권사 평균이 6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관련 우발부채가 전체 우발부채 중 33.4% 수준인 420억원 규모로 낮은 점은 긍정적"이라며 "같은 기간 유동성비율은 109.8%인데, 상당 부분의 자금을 국공채나 신용등급 A 이상의 회사채 등으로 운영하면서 자산과 부채의 만기구조를 관리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일시적 자금수요에 대한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와 관련된 신용공여형 비중은 없다"며 "잠재부실 규모가 낮은 재무구조와 사업 안정성을 갖춰 현재 경영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양증권은 올해 자기자본 5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공언한 바 있는데, 이어지는 조직원 확보와 사업상 리스크 관리 등이 자본 확충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앞서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우리 한양증권이 자기자본 5000억원을 돌파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자본력이 커지면서 생기는 눈덩이 효과도 기대하게 되는 가운데, 약 4년 전에 비해 동일한 노력으로 3~4배의 파이 증가 속도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내년에는 캐쉬카우 역할을 해 온 트레이딩 분야와 부동산 PF 분야의 경쟁력 및 조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업황 악화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요소로 보인다.
한양증권은 2022년 연간 매출액이 1조1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2억원으로 68% 감소했다. 또 당기순이익도 69.7% 급감한 2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채권 거래 증가에 따라 매출액이 증가했고, 자기매매 및 IB 부문에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이규희 연구원은 "최근 IB 영업 확재 과정에서 부동산 PF 관련 매입대출채권이 증가하는 등 위험인수가 확대됐고, 자산운용 규모가 늘어나 위험액이 확대되며 조정순자본비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배당성향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익의 내부 유보를 통한 자기자본 확대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발부채가 현실화되거나 대출채권의 건전성이 저하되는 등 자본적정성에 추가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