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송재준 컴투스 대표 ‘매출 1조’ 청사진에 드리워진 의구심 해소할까
올해 ‘제노니아’ 등 게임 신작 10여종 출시
미디어 콘텐츠 신작 30종 제작, 컴투버스 오피스 상용화
증권가, 게임 신작과 메타버스 서비스 흥행 여부 보수적 접근
컴투스, 사업 별 구체적 내용 담은 보도자료 배포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에도 적자를 기록한 게임업체 컴투스(대표 송재준·44)가 올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고 이익까지 개선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놨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미디어 콘텐츠 계열사의 맹활약으로 7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신(新)사업 투자로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올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본업인 게임은 물론 신규 사업인 미디어 콘텐츠와 메타버스까지 ‘삼각편대’를 앞세워 그동안 진행한 투자의 결실을 거두겠다는 포부인 셈이다.
다만 시장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신사업은 적극적인 투자에 따른 성과를 직접 증명해야 하며 게임 역시 실제 출시 후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며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 송재준 대표 “올해 신규 사업 결실”…시장은 "일단 지켜보겠다"
지난해 국내에서 1조 클럽에 가입한 게임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NHN 정도다.
스마일게이트도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021년에 이어 작년에도 매출 1조원 달성이 점쳐진다.
컴투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8.4% 증가한 7174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16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컴투스는 메타버스, 미디어 콘텐츠 등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에 따라 적자 전환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콘텐츠 사업은 지난해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히트작 반열에 올리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메타버스 서비스는 여전히 개발 중이다.
올해는 게임 신작 10여종, 미디어 콘텐츠 30여편을 선보이고 메타버스까지 상용화해 본격적으로 수확을 거두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송재준 대표는 지난 1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게임 사업에서 확실한 성장과 지난해까지의 투자를 밑바탕으로 신규 사업에서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성장해 올해 매출 1조원과 10% 이상의 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 4곳이 13일 일제히 컴투스 기업분석 리포트를 내고 실적 분석과 향후 전망을 내놨는데 신 성장동력의 흥행 가능성에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작과 여러 미디어 콘텐츠로 외형 성장은 가능하겠지만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컴투스는 신사업을 위해 공격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을 하고 인력을 늘렸지만 수익성이 높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원을 유지했지만 “신작들의 흥행비율(hit-ratio)이 낮아져 신작 발표에 따른 모멘텀(상승동력)에는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다올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컴투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내렸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컴투스는 게임 사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2023년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며 “3월 ‘크로니클’의 유럽·아시아 출시 성과와 신작 ‘제노니아’의 출시 성과를 통해 가이던스 달성 여부를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등 자회사 사업 대부분이 올해 큰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관련된 영업권 손상을 추가로 가정했다”며 “신작의 성공 혹은 자회사 적자 축소가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 게임 끌고, 신사업 밀고…컴투스, 시장 우려 지우기 나서
이 같은 시장 반응을 의식한 듯 컴투스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각 부문별로 보다 자세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먼저 게임은 양대 축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와 ‘컴투스프로야구’ 등 야구게임의 현재 매출 규모를 유지하며 신작을 흥행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서머너즈워는 3000억원, 야구게임은 1200억원의 연간 매출을 올리는 효자 게임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8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하 크로니클)과 올 2분기 출시 예정인 ‘월드 오브 제노니아’(이하 제노니아)도 매출 1000억원대 게임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크로니클은 현재 한국·미국·캐나다 등 3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월 매출은 50억원 수준이다. 이 게임은 올해 1분기에 유럽과 남미, 아시아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컴투스의 올해 최고 기대작 제노니아는 전세계 6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유명 IP ‘제노니아’를 원작으로 한 MMORPG다. 컴투스가 개발을 맡고 컴투스홀딩스가 서비스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 ‘좀비 열풍’을 일으켰던 ‘워킹데드’ IP 기반의 모바일 퍼즐게임 ‘더 워킹데드: 매치3’도 올해 선보인다. 이 게임은 지난해 캐나다, 태국 등에서 시범(베타) 테스트를 마치고 현재 출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컴투스는 또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통해 ‘거상M 징비록’ ‘미니게임천국’ ‘낚시의 신: 크루’ 등 다수 웹3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디어 콘텐츠 부문은 올해 30여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제2의 ‘재벌집 막내아들’ 찾기에 나선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컴투스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와 래몽래인이 합작한 히트 드라마다.
올해 컴투스의 미디어 콘텐츠 기대작으로는 드라마 △신병 시즌2 △회계법인 △신입사원 김철수 영화 △살인자의 쇼핑몰 △드라이브 등이 있다.
연내 서비스 상용화가 예고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도 보다 자세한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컴투스는 2분기 중 파트너사와 일반인 대상으로 메타버스 오피스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이후 3분기에는 프라이빗 토지 분양을 비롯한 컨벤션센터 등 마이스(MICE) 사업을 시작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당초 공약한대로 여러 파트너사가 입점한 메타버스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연을 확장한 만큼 올해는 내실을 다지며 이익까지 늘리겠다”며 “게임 사업 매출이 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가시적 성과를 보인 미디어 콘텐츠와 올해 상용화를 시작하는 메타버스까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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