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2.15 09:59 ㅣ 수정 : 2023.02.15 09:59
포드 "사전 품질 점검서 잠재적인 배터리 문제 발생" 문제점·재개 시점, 발표 않아…SK온 "현재 조사 중"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가가 장 초반 하락하고 있다. 100% 자회사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미국 포드의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이 일시 중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오전 9시 5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7900원(4.72%) 내린 15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우선주인 SK이노베이션우도 3800원(3.73%) 떨어진 9만8200원에 거래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주 초부터 F-150 라이트닝을 조립하는 미시간주 디어본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포드는 이 같은 공장 중단에 대해 성명을 내고 "사전 품질 점검에서 잠재적인 배터리 품질 문제가 나타났다"며 "조사 기간에 자동차 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엔지니어들이 해당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포드 측은 구체적인 배터리 문제사항이나 생산 재개 시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F-150 라이트닝은 지난해 4월 출시된 전기 픽업트럭 모델로, 대기 고객만 20만명에 달할 정도로 시장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SK온 조지아1공장에서 생산된 NCM9 배터리가 해당 모델에 전량 탑재되고 있다.
SK온은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통해 총 26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를 투자하고, 조지아주에 단독으로 배터리 1·2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중 연간 9.8기가와트시(GWh) 생산 능력을 갖춘 1공장은 2019년 착공된 이후 지난해부터 양산을 개시했다.
NCM9는 양극재 원료 중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다. 일반적으로 니켈 비중이 높을 수록 주행거리가 늘어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데, SK온 측은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고자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을 지그재그(z) 모양으로 감싸는 Z-폴딩 기술로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SK온 측은 이번 배터리 이슈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K온의 낮은 수율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시되고 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SK이노베이션 컨퍼런스콜에서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율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공정·설비와 운영 측면의 수율 향상 과제를 도출해 추진 중"이라며 "수율이 안정화된 법인의 생산성 제고 과정을 헝가리·미국 등 신규 지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이 올해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하다 내년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온은 올해도 미국 공장 초기 비용 발생과 기대보다 부진한 기존 공장 생산수율 향상 등으로 수익성이 더디게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상반기 헝가리와 중국 신규 설비가 가동되는 만큼 지난해와 같이 일시적인 초기 고정 비용이 재차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양사는 앞서 튀르키예에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기존 양사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인근에 공장을 짓고 2025년부터 상업 생산을 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8일 이와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재 포드는 SK온과 협업해 미국 켄터키주 및 테네시주에 3곳의 공장을 짓고 있어 양사 간 협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