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부자 테슬라 머스크가 ‘빌런’이 되면 벌어지는 일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테슬라의 올초 주가는 399달러였다. 4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둘 정도로 괜찮았던 주가는 현재 160달러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주가하락률은 59.8%로 나스닥 하락률(31%)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때 사두면 오르는 ‘꿈의 주식’으로 불렸던 테슬라가 이렇게 망가진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일론 머스크 CEO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그를 ‘빌런’(악당)이라 부르며 테슬라의 최대 불안요인이라고 비난할 정도다.
주가하락의 단초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시작이었다. 그는 올해 뜬금없이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해 월가를 놀라게 했다. 인수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자 다시 인수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좌충우돌 행보를 보였다.
결국 소송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머스크는 트위터를 품었다. 440억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트위터를 품게 되었지만 그 대가가 너무 비쌌다. 인수과정에서 주요 투자자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떨어져 나가자 인수대금의 대부분을 머스크가 떠안은 것이다.
잘 알려진대로 머스크는 재산의 99.99%가 테슬라 주식이다. 테슬라 주식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그는 세계 최고부자 반열에 올랐다. 더욱이 일정한 경영성과를 달성하면 스톡옵션으로 테슬라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계약 덕분에 그의 돈줄을 마를 새가 없었다.
머스크가 세금납부를 이유로, 혹은 다른 이유 때문에 테슬라 주식을 팔아도 팔아도 그의 개인재산이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은 스톡옵션이라는 마르지 않는 캐시카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머스크는 이번 트위터 인수과정에서도 테슬라 주식을 대거 팔았다. 한 두 차례가 아니라 네 차례에 걸쳐 매번 수십억 달러어치를 시장에서 처분했다.
지난 4월 트위터 인수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80억달러어치를 매각한 데 이어 8월 70억달러어치를 처분했고 11월 39억5000만달러어치에 이어 12월에도 38억500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주식처분으로 테슬라 주가가 휘청거리자 “더 이상의 주식매각은 없다”고 공언했는데, 약속과 달리 주식처분은 계속됐다. 더 큰 문제는 그의 주식처분이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혹은 미래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 주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작년 11월 이후 머스크가 시장에 내다판 테슬라 주식은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게 많이 팔아치웠는데도 그는 여전히 1800억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세계 최고 갑부 중 한 명이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세계1위 자리는 루이뷔통 회장에게 넘겨줬지만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후에 계속해서 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도 기업이 금기시하고 있는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면서 테슬라와 트위터를 정치적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가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을 계속하자 민주당 지지자들의 공분을 일으켰고 이는 테슬라 판매량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고 트위터에 대한 광고주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의 말처럼 그는 한때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지금은 빌런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그 피해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