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 관련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임기 종료를 앞둔 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금융권을 향하는 외풍(外風) 부담은 잔존해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5일 손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 징계를 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금감원은 지난 2020년 미국·영국·독일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과 이에 투자한 DLF 상품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것과 관련,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징계를 내렸다.
금융당국의 금융사 임원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뉜다. 3단계 해당하는 문책 경고는 중징계로, 금융권 취업을 3~5년 간 제한하는 걸 골자로 한다.
손 회장은 이 징계가 부당하다고 보고 금감원을 상대로 본안 소송에 나섰다. 앞선 1·2심은 금감원 징계에 법리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2심까지 패소한 금감원은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며 손 회장 손을 들어줬다. 2년 넘게 이어진 소송이 막을 내리면서 손 회장의 사법 리스크도 해소됐다. 그는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취업 제한이 담긴 징계 내용대로라면 연임 도전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간 시장에선 손 회장이 임기 내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결실과 양호한 경영 실적 등에 힘입어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현 정부의 외풍 논란 속 주요 금융지주 회장 교체 흐름이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며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는 윤석열 캠프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됐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금융지주 회장 3명 중 2명이 바뀌면서 손 회장의 부담도 커졌다. 정부는 민간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금융당국 수장이 보내는 다양한 ‘메시지’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손 회장의 거취는 16일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